(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이어지는 가자지구에서 열악한 의료 조건 속에 매일 180여명의 임부가 출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교전이 발발한 작년 10월 7일 이후 최근까지 가자지구에서 아이를 낳은 산모는 2만1천명으로 추산됐다.
OCHA는 "전쟁 속에서 매일 여성 180여명이 출산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반면 가자지구의 병원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교전과 잇따른 포격 속에서 의료시설로 가동되지 못하는 곳이 전체의 3분에 2에 이른다.
OCHA는 "가자지구 전체의 병원 36개 가운데 부분적으로나마 기능을 유지하는 곳은 12개이며 이 가운데 병원 2개만 산부인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이스라엘군이 진입 작전을 벌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은 산부인과가 있는 2곳 가운데 1곳이다.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는 대형병원이던 나세르 병원은 진입 작전 후 대부분 기능을 상실했다.
하마스 세력이 시설 안에 침투했다는 정보를 토대로 이스라엘군이 병력을 투입하면서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들도 대부분 병원에서 대피했다.
이 병원을 떠나 난민 보호시설에서 텐트를 치고 산부인과 진료를 보고 있는 모하메드 라갑 박사는 "매일 최대 70명의 임부를 진료하고 있다"며 "내가 있는 이 캠프가 산부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곳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의료 현황은 비인도적"이라며 "보건 시설을 보호하고 인도주의적 활동이 가능하게 하려면 휴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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