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표단 18일 방북해 북측과 회담…"정기적 문화교류 추진"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와 북한이 문화 분야 전반에 걸친 협력 강화를 바라고 있으며, 특히 북한 내 러시아 영화제 개최, 북한 예술가들의 러시아 내 전시회 개최 등이 추진되고 있다고 러시아 문화부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문화부는 이날 북러 경제·문화 협정 체결 75주년(3월 17일)에 맞춰 자국 대표단이 전날 평양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보도문을 내고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끈 안드레이 말리셰프 문화부 차관은 이날 박경일 북한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부위원장과 회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부는 보도문에서 "북한 문화 부문 인사들과의 회담에서 양측이 상호 방문 공연, 전시 활동, 교육 활동, 서커스 및 영화 등을 포함한 예술 전반에 걸친 유망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에서 체결할 협력 프로그램들이 준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매년 11월 열린다.
문화부는 협력 사업의 하나로 북한에서 러시아 영화제를 개최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면서 "특히 애국적 내용의 최신 영화들이 북한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측은 마스터 클래스와 합동공연 준비를 위해 자국 전문가들을 북한으로 초청해줄 것을 제안했으며, 러시아 예술 분야 대학들이 북한 유학생들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에서 북한 예술가들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협의했다고 문화부는 소개했다.
이에 북한 측은 러시아의 서커스 공연에 관심을 보이며, 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서커스페스티벌에 자국 공연단을 파견하고 싶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리셰프 차관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문화 교류가 체계적이며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던 때를 잘 기억하고 있다"면서 "양자 관계 발전 속도를 다시 높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문화부 대표단과 함께 올레크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가 이끄는 연해주 정부 대표단도 이날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해주 대표단에는 현지 마린스키 극장 소속 예술단도 포함됐다. 예술단은 평양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 '불새' 등의 발레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해주 대표단은 지난해 12월에도 북한을 방문해 관광·문화·스포츠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후 지난달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러시아인의 북한 단체관광이 재개됐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이후 정치·경제·문화 분야 등에 걸친 전방위적인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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