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호주 총리 출신의 현 주미 호주 대사를 혹평하며 당선 시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하자, 호주 정부가 트럼프가 당선돼도 대사 자리는 유지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TV채널 'GB뉴스'와 인터뷰에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에 대해 언급하던 중 케빈 러드 주미 호주 대사에 대해 "그를 잘 모르지만 약간 불쾌하고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러드 대사 전화를 받을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는 "그가 적대적이라면 그는 오래 있지 않을 것"이라며 러드 대사가 호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비난은 러드 대사가 이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혹평해 온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호주 26대 총리를 지냈으며 이후 외교장관도 맡았다.
그는 2013년 총선 패배 후 정계를 떠나 미국 싱크탱크인 아시아 소사이어티를 이끌며 중국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는 학자로 일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리켜 '서구의 반역자', '파괴적인 대통령' 등으로 묘사하며 강하게 비판하곤 했다. 이후 지난해 주미국 호주 대사로 임명됐다.
해당 인터뷰가 공개되자 호주 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러드 대사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공세를 폈다.
그러나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러드 대사는 대사로 남을 것이라며 "그는 매우 유능하다. 그는 미국 내에서 호주 국익을 증진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옹호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도 해외에서 호주를 대표하는 인물을 정치 쟁점화하려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대사 임명에 야당도 동의한 바 있다면서 야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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