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13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 참석…에릭 클랩튼 등도 공연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연루' 부동산 재벌 아갈라로프가 건립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총기로 무장한 괴한들이 침입해 최소 62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무대에 서기도 했던 장소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 건물은 아제르바이잔 태생의 러시아 부동산 재벌 아라스 아갈라로프(68)가 지어 2009년 개관했다.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전설적 가수 무슬림 마고마예프에게 헌정된 이 공연장은 행정구역상으로는 모스크바 시외이지만, 지하철과 모스크바시 순환도로가 인접해 있다.
특히 공연장 외에 쇼핑센터와 컨퍼런스 센터 등도 함께 갖춘 대형 건물이어서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AFP 통신은 이 건물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열기도 했던 고급스런 공연장"이라면서 러시아와 세계 각국의 많은 스타들이 이곳에서 공연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투어 당시 이 공연장을 이용한 스타로는 에릭 클랩튼, 두아 리파, 시아, 등이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2013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크로커스 공연장에서 주최했다. 그는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초청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총기 테러가 벌어진 이날 저녁에도 이 공연장에선 옛 소련 시절부터 활동해 온 러시아 유명 록그룹 피크닉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괴한들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하면서 최소 62명이 숨지고 146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뒤이은 화재로 공연장이 대파됐지만 피크닉 멤버들은 다치지 않고 전원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추산 보유 순자산이 12억 달러(약 1조6천억원)에 이르는 아갈라로프는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스캔들에 연루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아갈라로프의 아들이자 유명 팝스타인 에민은 2016년 6월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의혹이 있는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만났고, 베셀니츠카야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공격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민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트럼프 그룹 주최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후원하면서 트럼프 부자와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한때 모스크바에 트럼프 타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빈번한 교류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민은 21년째 집권 중인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러시아 현지 언론사들은 아갈라로프 부자가 이날 크로커스 시티홀 화재 현장을 찾은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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