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형 장관 "HMM 매각, 돌다리 두들기듯…'건전경영' 기준"

입력 2024-03-24 06:03   수정 2024-03-24 09:55

강도형 장관 "HMM 매각, 돌다리 두들기듯…'건전경영' 기준"
"신중하고 현명하게"…연합뉴스 인터뷰서 HMM 재매각 원칙 처음 밝혀
어촌·연안 활력 종합대책 상반기 발표…어촌형 기회발전특구 추진
'해운업 경쟁력 강화' '어선사고 예방' 대책 조만간 발표
'마른김 등급제' 도입, 국제 품질 인증…2027년까지 수출 10억달러로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신선미 기자 =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 선사 HMM[011200](옛 현대상선) 매각과 관련 (HMM) 민영화 기준은 '건전 경영'"이라면서 "돌다리를 두드리듯 (재매각) 방법과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지난 22일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재매각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말 취임한 그가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HMM 매각을 위해 주요주주인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가 하림[136480]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벌였으나 매각은 지난달 6일 최종적으로 불발됐다.
강 장관은 "세금을 엄청나게 들여 살려놓은, 수출입 물류 90% 이상을 담당하는 국적선사인데 이게 큰일 나면 어떻게 하겠나. 반드시 '건전 경영'이란 단어가 따라붙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선 HMM이 잘 운영되려면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이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매각 본협상 내내 시장에선 하림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다.
강 장관은 "지금까지 여러 사안이 있었기 때문에 현명함이 필요한 시기"라며 "해운 시황, 얼라이언스(해운동맹) 재편 등 주요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관계부처와 기관(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글로벌 4위 해운 강국 위상을 굳건히 하려면 국적 선대를 확충해야 한다면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바다와 어촌 배후단지, 벨트로 만든다"
강 장관은 또 올해 중점을 둔 정책으로 수산물 물가 안정과 연안·어촌 활성화 대책을 제시했다.
강 장관은 어촌 소멸 위기에 대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정주 여건,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인 소득원 부재로 젊은 세대를 찾기 어려운 것이 문제"라면서 어촌 소멸을 막을 해결책으로 정주 여건 개선, 수산업 고부가 가치화, 해양 관광 확대를 꼽았다.
강 장관은 "어촌이 바다를 만나면 연안이 되는데 연안과 어촌을 같이 다뤄야 한다"면서 "어촌 뒤의 배후단지와 어촌 앞 바다를 벨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촌과 연안을 살리려면 앞으로 3배 정도는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재정 당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귀어 귀촌 활성화, 어촌·연안 관광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어촌·연안 활력 종합대책'을 상반기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업, 유통·가공, 해양레저·관광 등의 유기적 연계를 도모한다.
그는 또 "'어촌·연안 맞춤형 기회발전특구'를 도입하려고 한다"며 주요 거점 어항과 배후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에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 '마른김 등급제' 2026년 도입…"국제 인증 선도"
강 장관은 오징어와 김 등 수산물 물가와 관련해서는 공급 확대와 할인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4월부터는 밥상 물가가 좋아져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등 수산물 생산과 수출을 계속 늘리겠다는 목표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강 장관은 수출 1위 품목인 김은 '마른김 등급제'를 도입해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증받겠다는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시범사업을 거쳐 2026년까지 김의 색깔, 영양성분, 유해 물질 여부 등 등급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김 등급의 국제적인 인증을 받으면 가격을 굉장히 잘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인증도 일본, 중국이 아니라 김 생산 1등인 우리가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김 수출액은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들어 20% 넘게 늘었다.
해수부는 2027년까지 김 수출액을 1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 장관은 기후변화가 수산자원 변동과 어획량 감소에 영향을 주는 데 대해 "취임하면서 '기후환경팀'을 새로 만들었다"면서 "이건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중장기적으로 해외 대체 어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양식업은 양식 수산물 적지 조사를 시작하고 고수온 등 기후 변화에 강한 종자도 개발할 계획이다.
강 장관은 "어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ykim@yna.co.kr,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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