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전=삼성" 내세우자…"LG 업가전이 AI 가전의 시초"(종합)
삼성·LG전자, 세탁건조기·올레드 TV 이어 'AI 가전'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기자 = 최근 일체형 세탁건조기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 점유율을 놓고 벌어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자존심 싸움이 주주총회에서도 이어졌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AI) 가전의 시초는 우리가 만들어낸 업(UP) 가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판매량을 적극 홍보하며 'AI 가전=삼성' 공식을 확산하는 것과 관련, LG전자의 판매 현황과 전략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다.
LG전자는 지난 13일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다음 달 8일부터 순차 배송할 계획이다.
조 CEO는 "세탁기에 대한 제품 경쟁력은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걸 여러분도 다 알 것"이라며 "시장 점유율이나 가격 프리미엄을 봐도 고객이 저희에게 기꺼이 프리미엄을 내면서 지불하고 있다는 걸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탁건조기의 경우 고객 입장에서 더 나은 기능이나 스펙보다는 고객이 더 훌륭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해서 더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보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AI를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한 조 CEO는 "실생활에 정말로 도움이 되고 AI가 나의 행동을 이해해주고 나의 감정까지 이해해주는 쪽으로 갈지 진화 과정을 지켜보면 될 것 같다"며 "공감 과정은 우리 제품에 하나씩 녹아 들어가면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주총장에 'CES 2024'에서 공개한 AI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올레드 TV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삼성전자와의 장외 공방도 언급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올레드 TV 시장에 10년 만에 재진출, 올해 제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올레드 TV 사업의 차별화 전략에 대한 주주 질문에 "경쟁사(삼성전자)가 10년 동안 저희 올레드에 대해 많은 비방을 하고 안 하겠다고 그러다가 결국 들어왔는데, 저희는 이를 기회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경쟁사의 진입으로 이제 전 업체가 올레드에 돌입하면서 시장 확대 측면에서 굉장히 도움이 된다"며 "우리가 제품 경쟁력 우위를 가져가면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계속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자사 TV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에서 "77인치 이상 초대형(OLED)에서는 이미 경쟁사(LG전자)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발언하자, LG전자가 발끈하고 나서는 등 신경전이 벌어진 바 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최근 출시한 올해 TV 신제품의 특징으로 강력한 새 프로세서 탑재를 통한 AI 성능 강화를 내세우며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면서 자사의 AI 경쟁력을 부각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회사는 세계 최고의 온디바이스 AI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삼성의 전 제품과 서비스에서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가 만들어가는 변화와 혁신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품 하나하나에 삼성만의 차별적인 AI를 담아 이전에 없던 새로운 디바이스 AI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확장현실(XR) 등 모바일 제품 전반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차세대 스크린 경험을 위해 AI 기반 화질 및 음질 고도화, 한차원 높은 개인화 콘텐츠 확대로 일반 가전제품을 지능형 홈 가전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차세대 성장 분야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자, 로봇, 헬스 등 미래 기회 영역을 적극 발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hanajjang@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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