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별도 영업이익 10년 전의 4분의 1 토막"
"소비자가 편리할수록 이윤이 줄어든다 생각하는 듯"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지난해 사상 첫 순손실을 기록한 이마트[139480]의 위기는 단순히 자회사 신세계건설[034300]의 실적 부진만이 아니라 유통업이라는 본업에서의 전략이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영증권[001720]은 27일 컬리와 이마트를 비교하며 이마트가 온라인 부문에서 유독 부진한 이유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제시하지 않았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0년 전 대비 4분의 1 토막이 나 있다"며 "8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던 사업이 지금은 2천억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이는 '쓱닷컴'을 비롯한 본업에서 전략이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야 할지 여러 해 동안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고, 장보기몰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카테고리도 잘하고 싶은 욕심 또한 버리지 못하는 바람에 이도 저도 잘 해내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쿠팡에 대항하고자 G마켓 옥션을 무리하게 인수했지만 물류 통합을 이뤄내지 못하는 바람에 영업권 상각과 손상차손으로 회계장부를 얼룩지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소매시장의 온라인 침투율은 작년 기준 45%로 상승했다. 2014년에는 21.5%였던 침투율이 약 10년 만에 2배로 가파르게 올라온 것이다.
서 연구원은 "쉽게 말하면 전 국민이 100만원 지출 중 45만원을 온라인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다만 "음식료품 소비의 경우 온라인 침투율이 36% 수준이고, 배달서비스를 제외하면 22%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즉 음식료품 카테고리는 온라인 채널이 잠재적인 (성장)기회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다수의 유통 온라인 플랫폼들이 음식료품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이마트는 소비자가 편리할수록 기업의 이윤은 줄어든다는 생각을 아직 갖고 있는 듯하다"면서 "식품 카테고리에서만큼은 '내가 1등'이라는 저력을 확실한 전략으로 어필하지 못한다면 이마트의 실적도 주가도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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