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주 앨리스 스프링스서 난투극 벌어지고 폭동도 이어져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중부 도시에서 대규모 폭력 사태가 벌어져 주 정부가 2주간 미성년자의 야간 통행을 금지했다.
27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노던 준주(NT) 정부는 준주 내 2번째로 큰 도시인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이날부터 2주 동안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18세 미만 미성년자 통행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관을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다.
에바 로러 주총리는 "범죄와 반사회적 행동에 지쳤다"며 "앨리스 스프링스 주민들이 길을 걷고 쇼핑센터에 가고 학교에 갈 때 자신의 안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진 것은 전날 발생한 대규모 집단 폭력 사건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일 한 18세 남성이 앨리스 스프링스 도심에서 사망한 일이 도화선이 됐다. 그는 차량 절도 등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전자 감시 발찌를 착용한 상태였지만, 통금시간을 지키지 않고 밤늦게 도난당한 차에 타고 있었다.
그는 이 차의 창문에 매달려 도로를 달리다가 떨어져 차에 깔렸고 차 운전자들은 사고 이후에도 이를 방치, 그는 결국 사망했다.
이 사건 영상은 소셜 미디어에서 널리 공유됐고, 여러 집안 간 불화로 이어졌다.
지난 26일 이 남성의 장례식이 열렸고, 참석자들은 거리를 몰려다니며 지역 상점과 차량을 약탈했고 한 술집을 습격했다.
도시 외곽에서는 도끼와 칼, 몽둥이 등이 동원된 대규모 패싸움도 벌어졌다.
현지 경찰은 술집 습격 사건에 75명, 난투극에는 150명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매트 패터슨 앨리스 스프링스 시장은 이 지역 사회의 폭력과 불안이 수년 동안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본 것 중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금이 내려진 2주 동안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앨리스 스프링스는 호주 대륙 한 가운데 있는 외딴 도시다. 주민 20%가 원주민으로 호주에서 상대적으로 원주민 비율이 높으며 원주민과 백인 주민 간 갈등이 심하다.
이전부터 폭력과 범죄가 자주 발생해 수년 동안 주류 판매가 제한되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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