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협회 분석 "보수적 추정"…NHS "사례분석 아닌 추산"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잉글랜드에서 병원 응급실에서 대기하다 숨지는 환자가 한주 평균 268명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응급의료협회(RCEM)는 지난해 응급실에서 자리가 나길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가 연간 1만3천919명으로 집계됐다고 일간 가디언과 스카이 뉴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와 독감 유행으로 영국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에 과부하가 걸렸던 2022년보다는 한주 평균치(268명)가 17명 적다.
NHS는 올해 3월까지 응급실 대기자의 76%를 4시간 이내에 입원이나 전원, 퇴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지난달 기준 실제 수치는 71%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월에는 입원이 결정되고 나서 실제 입원하기까지 12시간 이상 기다린 환자가 4만4천여 명에 달했다.
응급의료협회 에이드리언 보일 회장은 "지나친 대기 시간은 환자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린다"며 "4시간 이내 대기를 소폭 개선한다 해도 12시간 이상 기다린 환자가 그렇게 많다면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NHS 대변인은 가디언에 "협회의 수치는 각 사례 분석이 아니라 대기자 명단에 평균 수치를 적용한 것이라 오해를 살 수 있다"며 "NHS의 응급치료 계획은 개선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응급의료협회는 앞서 응급의학저널(EMJ)에 게재된 NHS 환자 500만여 명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적용해 이같은 추정치를 계산했다.
EMJ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급실에서 8∼12시간 대기한 환자 72명당 1명이 피할 수도 있었을 사망에 이르며 대기 시간이 5시간을 넘으면 사망 위험이 커졌다.
응급의료협회가 확보한 NHS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잉글랜드 주요 병원 응급실에서 12시간 이상 대기한 150만여 명 가운데 약 65%인 100만여 명이 입원이 결정돼 병상을 기다리는 환자였다.
여기에 72명당 1명이라는 '초과 사망률'을 적용해 대기 중 피할 수 있었던 사망자 수를 추산했다.
응급의료협회는 이번 연구에 구급차 지연으로 사망한 환자를 포함하지 않은 만큼 보수적 추산치라고 강조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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