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1.9%·로이터 -2.3% 전망치보다 하락폭 커
"中당국에 더 많은 경기 부양책 내놔야 한다는 압박 커져"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홍제성 기자 = 중국의 올해 3월 수출 하락 폭이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와 내수 부진 속에 중국 경제가 회복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 감소했다.
1년 전 수출액 증가 폭이 14.8%로 3월 기준 역대 최대였던 영향도 있지만, 블룸버그(-1.9%)와 로이터통신(-2.3%)의 시장 전망치보다 훨씬 많이 축소됐다.
지난 1∼2월 수출 증가율은 7.1%였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각각 1.3%, 5.7% 감소했다. 한국에 대한 수출도 9.3% 줄었다. 러시아(2.6%), 인도(1.9%) 등에 대한 수출은 늘었다.
3월 수입액도 작년 동기보다 1.9% 내려갔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각각 1%, 1.4% 증가를 예상했는데, 예상 밖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러시아로부터 수입은 7.3% 증가했다. 올해 1∼2월 수입 증가율은 3.5%였다.
다만, 1∼3월 수출의 경우 1.5% 증가했고 수입도 1.5% 늘어 1분기 전체로는 성장세를 보였다.
3월 무역 흑자는 로이터 전망치 702억달러를 하회하는 585억5천만달러(약 80조8천억원)로 집계됐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3월보다 근무 일수가 이틀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3월 수출 실적은 글로벌 수요가 자국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중국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최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등 일부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 중국 안팎에서는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기 시작했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올해 5% 안팎이라는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 또한 커졌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최근 올해 성장 전망치를 각각 5%와 4.8%로 상향 조정했다.
성장 동력이었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내수도 부진한 가운데 수출까지 움츠러들어 중국 경제가 조만간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내세우며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정책 입안자들에 대해 더 많은 경기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시장 전문가는 늘어난 여신이 소비보다는 생산으로 흘러 들어가 경제의 구조적 결함을 노출하고 통화 정책 도구의 효율성도 떨어트림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이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말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 등 부양책을 발표했다.
또 최근 연 5조위안의 시장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되는 구형 소비재와 설비의 신제품 교체(以舊換新·이구환신) 정책도 승인했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