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정부, 군사작전 반대…선사, 달러 채운 돈자루 3개 공중서 투하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소말리아 해적에게 나포됐던 방글라데시 벌크선과 선원들이 몸값 약 70억원이 지불된 후 풀려났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V압둘라호 소유 업체인 방글라데시 KSRM의 최고경영자(CEO) 샤자한 카비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회사가 해적에게 몸값을 지불했다며 MV압둘라호에 탑승했던 65명의 해적들은 보트 9척을 이용해 이날 배에서 떠났다고 밝혔다.
카비르는 해적들에게 몸값을 전달하기 전 선원 23명이 모두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을 확인했으며, 이 배는 당초 목적지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항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적들은 배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공격하지 않겠다는 안전 항해 서한을 선원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몸값으로 얼마를 어떻게 지불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해적과 선원 가족 증언을 인용, 선사가 비행기를 이용해 나포된 벌크선 MV압둘라호 위로 날아가 공중에서 미국 달러로 가득 채운 돈 자루 3개를 떨어뜨렸으며 이 자루에는 총 500만 달러(약 70억원)가 들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MV압둘라호는 지난달 모잠비크에서 석탄 5만5천t을 싣고 두바이로 출발했다. 항해 중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동쪽으로 약 600해리(1천111㎞) 떨어진 인도양에서 무장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배에 올라탔다.
이들은 소말리아 인근 해적 장악한 해역으로 배를 끌고 갔으며, 선사 측에 몸값을 요구했다.
소말리아 경찰은 다른 나라 병력 지원을 받아 MV압둘라호 구조작전을 실시하려 했지만, 방글라데시 정부는 유혈사태를 부를 수 있다며 이를 반대했고, 선사는 결국 몸값을 내는 방법을 택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2008∼2018년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이에 국제 해군이 군함을 파견하고 상선이 무장 경비병을 배치하면서 해적 활동도 뜸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근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겨냥한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이 잇따르자 다시 기승을 부리며 선박 납치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몰타 국적의 화물선 MV루엔호가 나포됐지만 인도 해군이 기습 공격으로 해적 35명을 체포하고 인질 17명을 구출하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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