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외 지역 제조 칩 가격 인상도 예고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 3일 대만을 강타한 강진으로 2분기에 30억 대만 달러(약 1천28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SMC는 대만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서 이같이 공개하고, 이로 인해 2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0.5%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TSMC는 그러나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에는 정전이나 구조적 피해는 없었으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주요 장비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TSMC는 이와 함께 글로벌 생산시설 확장과 전력 비용, 갈수록 복잡해지는 첨단기술이 수익성을 압박함에 따라 대만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칩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고객이 특정 지역에서 (생산이) 이뤄지기를 요청한다면 그 고객은 늘어나는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화가 분절화되는 환경에서 TSMC와 우리 고객사, 경쟁사를 포함해 모두에게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고객사들과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TSMC의 가격 인상은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현재 첨단 반도체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대만 이외 지역에서의 칩 생산을 추가로 확보해 지정학적인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이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 시도에 경고하는 등 대만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TSMC는 지난주 미국으로부터 66억 달러(약 9조2천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 대신 미국 투자를 4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약 90조 원)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번 달부터 미 애리조나주에 건설한 생산시설이 가동에 들어간다.
TSMC는 미국 이외에도 일본에서 공장이 있으며, 독일에도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TSMC는 효율성을 감안해 고객들의 주문을 각 생산시설에 할당하고 있으나 대만 이외 지역의 생산비용이 대만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TSMC 대만 내 생산시설의 전력 비용 급증, 지난 3일 지진 영향, 첨단 공정기술인 3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율 개선 둔화 등으로 올해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고 덧붙였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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