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고하저' 전망 "성장 모멘텀 2분기에도 유지되긴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들은 25일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 '당혹스러울 정도로 높다'고 평가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했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은 전 분기 대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1.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3.4%를 기록하며 금융시장 전망치 평균인 2.4%를 크게 웃돌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4분기 성장률의 경우 기저효과와 팬데믹 이후 경기부양 효과가 크게 작용했지만 이번 2024년 1분기 성장률은 기저효과와 부양효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기록한 성장률이라는 점에서 높은 수치"라면서 "경기를 예측하는 이코노미스트 입장을 매우 당혹스럽게 하는 성장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 깜짝 성장으로 연간 성장률이 대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남은 3분기 동안 전기 대비 평균 0.3% 성장만 하더라도 연간 2.7%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으며, 신한투자증권도 2.1%에서 2.3%로 올려 잡았다. 삼성증권[016360] 역시 기존의 2.4%를 2.7%로 상향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높은 성장세가 올해 연말까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선 의문을 나타냈다.
박 연구원은 "1분기 GDP 성장률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의 깜짝 호조에 기반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1분기 GDP 성장 모멘텀이 2분기에도 유지되기 어렵다"면서 "향후 성장률 경로는 2분기 성장률 둔화 혹은 역성장 이후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로 복귀하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남은 3분기 동안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보합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성장률 서프라이즈'에는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에 따른 내수 반등 효과가 커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금리 인하 시점 후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효과가 투자 회복을 제한하기 때문에 1분기와 같은 성장세가 계속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 연구원은 "수출은 반도체, 기계 등 특정 산업에 호조가 집중되고 있고 주변국과 기타 산업으로 확산을 기대하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면서 올해는 '상고하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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