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 매입 안해…"중장기적으로 추가 매입 고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면서 금(金)을 자산으로 적극 매입하지 않는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끈다.
한은 외자운용원의 최완호 운용기획팀장은 30일 한은 블로그에서 올린 '외환보유액으로서의 금,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금 투자에 신중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변동성이 높고 유동성은 낮은 점을 들었다.
최 팀장은 "과거 금은 주식과 비슷한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지만, 수익률은 대체로 주식에 미치지 못했다"며 "채권, 주식에 비해 유동성이 높지 않은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유동성이 낮다는 것은 필요한 시점에 즉시 현금화할 때 거래비용, 거래상대 탐색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금을 대규모로 사들여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은 중국, 러시아, 터키 등의 중앙은행이며, 이들 나라가 한국과 사정이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최 팀장은 "이들은 대부분 미국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 하거나 전쟁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은 국가들"이라며 "지난해 이후 금 매입 상위 5개국 비중이 87.5%"라고 말했다.
이 밖에 금 가격 고평가 우려도 거론했다.
최근 미국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하면서 금 가격 급등세가 진정됐고, 투기 목적의 금 선물 매입 포지션이 누적돼 있어 향후 포지션 청산 시 추가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의 금을 추가로 사들인 뒤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총량을 104.4t으로 유지해왔다.
최 팀장은 "한은은 향후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를 봐가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국내 외환시장 전개 상황, 국제 금 시장 동향 등을 점검하면서 금 투자의 시점 및 규모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