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단체는 캠핑 해산 요구…대학들 "불법사건은 처리…美처럼 악화 원치않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국 대학가에서 텐트를 치고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호주 대학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지지 학생과 시위대는 호주 시드니 대학교 본관 앞에 텐트를 설치한 뒤 11일째 캠핑을 이어가며 반이스라엘 농성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약 50개의 텐트를 설치했으며 매일 1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캠핑한다. 시위 때는 300명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하는 방산업체와 연구 파트너십을 단절하고, 이스라엘과 연계된 기업으로부터 받은 투자를 철회하라고 대학에 요구했다. 또 이스라엘과의 모든 학문적 관계도 끊을 것을 촉구했다.
이런 움직임은 호주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수도 캔버라의 호주국립대학(ANU)과 멜버른 모내시 대학 등 주요 대학교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텐트를 설치한 뒤 캠핑하며 이스라엘 규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친이스라엘 단체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충돌하는 일도 간간이 벌어지고 있다. 시드니 대학에서는 양측이 대치했다가 보안 요원들이 개입하면서 물러나기도 했다.
마크 스콧 시드니 대학교 부총장은 두 시위대를 위한 공간이 각각 있다며 "우리는 함께 대화할 수 있으며 위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내시 대학에서는 이스라엘 국기를 든 사람들이 캠핑장으로 찾아와 집기를 부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경찰이 출동하는 일은 없다며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가운데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 교육부 장관과 호주 주요 8개 대학 모임인 '그룹 오브 에이트'(Go8), 호주 유대인 학생 연합, 호주 유대인 집행위원회(ECAJ)가 모여 유대인 학생과 교직원 안전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유대인 단체 대표들은 모든 대학이 안전을 위해 시위 캠핑장을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비키 톰슨 Go8 대표는 "누구도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사태 확산을 원하지 않는다"며 불법 사건에 대한 신고는 신속히 처리될 것이지만 캠핑장을 강제로 해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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