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FOMC 이후 통화정책 불안감 진정…코스피 2주 연속 상승
"실적 호조로 2,800 가능" vs "반도체 쏠림 커 횡보 가능성"
밸류업 모멘텀은 당분간 소강 국면 "중장기 관점 필요"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시장의 주목을 받은 미국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의 불안 요인들이 진정되면서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를 일축하며 내놓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메시지에 고공행진을 하던 시장 금리와 환율이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이번 주는 국내외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위험회피 심리가 어느 정도 진정된 상황에서 본격적인 실적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장사들이 1분기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이는 만큼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경계심도 없지 않다.
5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2,676.63으로 전주보다 20.30포인트(0.76%) 올라 주간 기준 2주째 상승했다.
지난주(4월 29일~5월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천807억원, 4천661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조1천947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간 기준 외국인은 앞서 2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다 매수 우위로 전환했고, 기관도 2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증시를 동반 견인했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6.83%), 화학(4.92%), 서비스업(3.31%)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화장품과 이차전지를 비롯해 그동안 소외됐던 성장 스타일 종목이 저가 매수세 유입에 따른 순환매로 인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미국 기술주의 부진으로 인해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하면서 다른 업종으로 매기가 이동한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보험(-4.50%), 운수장비(-3.62%), 금융(-1.44%), 증권(-1.03%)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은 정부 당국에서 공개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실망한 매물이 출회하면서 부진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 모멘텀이 소멸하면서 가치주 상승폭이 부재했다"며 "대신 성장주 및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지수는 865.59로 전주 대비 8.77포인트(1.02%) 오르면서 2주 연속 상승했다.
금주는 금리와 환율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 만큼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좌우되는 실적 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 등 '역피벗' 우려까지 불러왔던 지난달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5월 FOMC를 계기로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 FOMC 회의를 계기로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4.6%를 하회하고 있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5 초반으로 낮아졌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작 시점도 올해 12월에서 다시 9월로 앞당겨지는 흐름이다.
여기에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4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월가 예상보다 완화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고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나스닥지수가 1.99% 오르는 등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심리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진정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펼쳐질 실적 장세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실적 시즌이 '서프라이즈' 양상을 보이는 만큼 증시 반등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1분기 실적 발표가 시가총액 기준 약 56% 소화된 가운데 매출액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16% 상회했다. 반도체 업종을 제외해도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11% 높았다.
이경민 연구원은 "채권 금리와 달러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코스피에 대한 외국인 현·선물 매수로 이어지며 코스피의 2차 기술적 반등의 동력이 될 것"이라며 "1차 목표는 2,750선이고, 2차 목표는 2,800선 돌파 시도가 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 초반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치 상향이 급하게 진행됐다"면서 "전망이 더 상향되려면 추가 근거가 필요하다. 단기간 이익 전망치가 정체될 개연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지수는 강한 방향성 형성보다는 횡보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업종 및 종목별로 짧은 템포의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 모멘텀은 당분간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명간 연구원은 "하반기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등이 예정돼 있다"며 "밸류업 정책 모멘텀이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 후 일시적으로 둔화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관련주는 현재 기대감이 크지 않지만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현 연구원은 "주주환원 테마는 7월 정부의 세법 개정안 발표 시점에 재차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예상치를 2,600~2,72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6일 중국 4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유로존 4월 서비스업 PMI
▲ 9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중국 4월 수출입,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통화정책회의
▲ 10일 미국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