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15일(현지시간) 피격된 로베르토 피초(59) 슬로바키아 총리가 위중한 상태로 추가 수술을 받았다고 최측근 로베르토 칼리낙 국방장관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칼리낙 장관은 이날 피초 총리를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리 중인 반스카 비스츠리차의 대학병원에서 취재진을 만나 "피초 총리의 상태는 여전히 매우 위중하다"고 말했다.
칼리낙 장관은 "총리는 두 번째 수술을 받았다. 그의 상태가 호전되는지를 보려면 며칠은 더 지나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 측은 의료진이 20일 회의를 열어 피초 총리의 치료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는 피초 총리를 수도인 브라티슬라바의 병원으로 이송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피초 총리는 15일 오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인 핸들로바에서 각료 회의를 마치고 지지자를 만나던 중 총격을 당했다. 범인이 쏜 5발 가운데 3발을 복부와 가슴 등에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피초 총리는 위독한 상태로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돼 5시간가량 응급수술을 받았다. 슬로바키아 정부 관계자들과 병원 측은 피초 총리가 응급수술 후 일단 안정을 찾았지만 중환자실에서 집중관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슬로바키아의 피초 총리처럼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위중한 피초 총리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오르반 총리는 자국 라디오 방송에 "피초 총리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는 그를 위해 기도하고 슬로바키아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달 초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동지인 피초 총리가 크게 부상한 점을 거론하면서 "선거에서 우리는 평화를 지향하는 슬로바키아와 피초 총리가 절실히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관점으로 보면 지금 상황은 헝가리에 큰 손실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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