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1분기 장사 잘했다…순이익 작년보다 92% 증가

입력 2024-05-20 12:00   수정 2024-05-20 16:05

코스피 상장사 1분기 장사 잘했다…순이익 작년보다 92% 증가
삼성전자 빼도 영업이익·순이익 60~70% 늘어…코스닥은 수익성 악화
"기저효과에 2분기에도 반등 흐름 지속…AI 호황 지속 여부 관심"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이민영 기자 =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순이익률은 작년의 2배 가까이로 높아졌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들은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줄어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반도체 이익 개선을 중심으로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코스피 상장사 연결 영업이익·순이익 지난해 2배 육박
2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700개사 중 분석이 가능한 622개사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36조4천47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9조48억원)보다 91.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6조8천564억원으로 전년(25조4천563억원)보다 84.07% 늘었고, 매출도 726조3천744억원으로 2.83% 증가했다.
지난해 반도체·IT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됐던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증가폭이 크다.
영업이익률은 3.60%에서 6.45%로, 순이익률은 2.69%에서 5.02%로 크게 뛰었다.
코스피 내 매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하면 매출액은 1.83%, 영업이익은 62.19%, 순이익은 70.35% 증가했다.
다만 코스피 상장사의 재무상황은 연결 부채비율이 115.61%로 작년 말보다 2.67%포인트 높아져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분석대상 622개사 중 순이익 흑자기업은 488개사(78.46%)로 지난해 477개사(76.69%)보다 11개사 많았다.
17개 업종 중 전기전자, 건설업 등 11개 업종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 전기가스업, 의료정밀 등 3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등 10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한 반면 철강금속, 화학 등 7개 업종은 영업이익이 줄었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전기전자, 서비스업 등 10개 업종의 순이익이 증가했고 화학, 철강금속 등 7개 업종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한편 코스피에 상장한 금융회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종 41개사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10조9천2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5% 줄었다. 금융지주(-11.22%), 증권(-9.00%)의 수익성이 특히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은행(8.57%)만 순이익이 늘었다.
순이익 규모는 금융지주 5조7천693억원, 보험 2조9천801억원, 증권 1조1천519억원, 은행 7천888억원 순이었다.
영업이익은 은행(12.59%), 금융지주(4.86%)의 선전으로 15조3천301억원에서 15조5천168억원으로 소폭(1.22%) 증가했다.



◇ 코스닥 상장사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
1분기 호실적을 거둔 코스피 상장사들과 달리 코스닥 상장사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1천270개사 중 분석이 가능한 1천150개사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5조672억원으로 3.50%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줄었다.
영업이익은 2조3천312억원, 순이익은 2조1천717억원으로 각각 작년 동기 대비 4.01%, 11.2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86%에서 올해 3.58%로, 순이익률은 3.89%에서 3.34%로 낮아졌다.
IT업종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12.04%, 영업이익이 110.90%, 순이익이 23.41% 증가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크게 성장했으나, 제조업종은 매출액이 0.81%, 영업이익이 20.11%, 순이익이 26.95% 감소하며 부진했다.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8.53%로 3개월 전인 작년 말보다 2.31%포인트 올라 재무상태도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이익 흑자기업은 678개사(58.76%)로, 전년 동기(703개사) 대비 25개사가 줄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기업의 경우 매출액은 2.16% 줄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38%, 15.69% 증가해 미편입 기업 대비 수익성이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증권가 "반도체 중심으로 반등 흐름 2분기도 지속"…신중론도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상장사 실적에 대해 "반도체 효과가 가장 컸다"며 "그 효과가 아직 정점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사이클 회복에 따른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반적으로 수출 기업이 환율 효과를 보고 있고, 반도체의 업황이 가장 좋은 가운데 소비재 등 여타 수출 기업도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기저효과가 있어 반등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기대하지 않았던 금융, 에너지 부분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어 전반적인 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대다수 업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가 하향되는 모습이어서 2분기를 썩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반도체 실적 및 전망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 만큼 AI 투자의 지속성 등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반도체 업황을 마냥 기대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석환 연구원은 "반도체에 대한 실적 눈높이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오는 2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가이던스를 충족하는지 여부가 반도체 업황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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