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군이 중국 해경선을 공식 감시 대상에 처음 포함했다고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는 21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해역에서 중국군 군함 7척과 중국 해경선 4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만언론은 대만 국방부가 매일 발표하는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의 중국군 움직임과 관련해 처음으로 중국 해경선이 포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을 지낸 구리슝이 최근 국방부장(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생긴 변화라면서 대만군이 중국 해경선을 사실상의 위협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중국 군함과 공무 선박이 대만의 금지·제한 수역에 접근할 경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중국의 위협을 방지하는 동시에 중국의 위협 행동을 전 세계에 알리는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쑤 연구원은 이어 "대만군에게 중국군 동태 파악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자국민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INDSR 산하 선밍스 국가안전연구소장은 이런 정보 공개는 중국에 대한 반격 수단과 대응책이 통합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며 "대만 해군과 해순서(해경)가 정보 데이터 공유를 통해 중국 해경선의 대만 본섬에 대한 기습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월 대만 최전방 도서 진먼다오 인근 해역에서 대만 당국의 단속 중에 발생한 자국 어선 전복 및 어민 사망 사건 나흘 뒤 해당 해역을 '상시 순찰'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이후 해경선을 동원해 진먼다오 부근에서 대만 민간 선박에 대한 정선·검문·검색을 강행했다.
이런 가운데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은 지난 20일 취임 연설에서 '독립'에 대한 직접 언급 없이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현상 유지' 입장을 밝히며 대중 정책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국은 대만의 주권 주장이 곧 독립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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