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팔 시위대, 옥스퍼드대·훔볼트대 사무실 점거 농성…연행·강제해산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서방 주요 국가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항의가 23일(현지시간)에도 이어졌다.
미 하버드대 졸업식 행사 중에 졸업생 수백명이 집단 퇴장했고, 영국과 독일의 대학에선 학생들이 학교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AP·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졸업생과 가족 등 9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졸업식 도중에 일부 졸업생이 '전쟁 반대', '팔레스타인 해방' 등의 구호를 외치며 퇴장했다.
이들은 캠퍼스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텐트 농성에 참여한 학생 13명에게 졸업장을 주지 않기로 한 대학 측의 결정에 항의했다.
미 필라델피아에 있는 드렉셀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지난주 주말부터 친팔레스타인 텐트 농성을 벌이다가 대학 측의 요청을 받은 경찰의 텐트 철거 경고에 이날 자진 해산했다.
미국 대학가의 이 같은 텐트 농성으로 전국적으로 3천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날 영국 옥스퍼드대에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부총장실 연좌 농성을 벌이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영국 경찰은 부총장실 불법 침입 혐의로 학생 1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 학생은 대학 측에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기업들과의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했다.
대학 측은 성명을 통해 "평화적 농성이 아니라 담당 안내 직원을 강제로 제압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옥스퍼드대 친팔레스타인 학생단체(OA4P)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학 당국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을 가능하게 하는 것에 맞서기보다 오히려 학생들을 체포하고 침묵시키고 물리적인 공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훔볼트대학에서는 150여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요구하며 전날부터 대학 사회과학연구소 점거 시위를 벌이다가 하루 만에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베를린학생연합은 SNS에 올린 성명을 통해 대학 측이 "팔레스타인인 대량 학살과 (이들의) 수십년간 고통을 끝내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