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파키스탄 당국이 지난 3월 자국 내에서 발생한 중국인 기술자 5명 사망 자살폭탄 테러와 관련해 이슬람 무장단체 조직원 11명을 체포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라이 타히르 대테러 담당 최고 책임자와 모흐신 나크비 내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타히르 최고 책임자는 "자폭범이 지역 조직책과 통화하는 데 사용한 휴대전화를 토대로 이번 용의자들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결과와 증거들에 따르면 이들 조직원은 아프가니스탄 내 파키스탄탈레반(TTP) 지도자로부터 테러 지령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슬람 무장단체 연합으로 결성된 극단주의 조직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TTP는 아프간을 장악한 '아프간 탈레반'과는 별개 조직이지만 아프간 탈레반과 물밑에서는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TTP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에 체포된 이들도 TTP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크비 장관은 "아프간에서 활동한 TTP의 조직원들이 이번 테러와 관련이 있다는 포렌식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TTP 주요 조직원 3명을 체포하는 데에 아프간 정부가 법적 지원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아프간 정부가 해당 테러리스트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TTP는 이번 테러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고, 아프간 탈레반 측도 자국 내에서 이번 테러가 기획됐다는 파키스탄 측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26일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샹글라 지역의 고속도로에서 한 괴한이 폭발물 적재 차량을 몰고 10여대 차량 행렬로 돌진했다.
이 공격으로 차 한 대가 폭발로 불이 붙은 채 협곡으로 굴러떨어졌고 이 차에 탄 중국인 기술자 5명과 현지인 운전사 1명이 숨졌다.
이들 중국인은 파키스탄 댐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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