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IAEA 감시 카메라 제거후 라이시 집권기간 핵개발 박차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건재하는 한 핵개발 기조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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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지난 2022년 6월 9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란이 주요 핵시설에 설치됐던 IAEA 감시 카메라 27대의 제거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감시 카메라들은 2015년 체결된 이란과 서방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설치된 것들이다.
그로시 총장은 당시 감시 카메라의 제거는 JCPOA 복원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IAEA는 이란의 주요 핵시설에서 미확인 핵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이란 당국에 신뢰할 만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이란이 이를 거부하자 이를 규탄하는 이사회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란이 이 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며 감시 카메라를 제거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후 이란은 실제로 감시 카메라들을 제거했고, 이는 JCPOA의 복원이 무산된 것은 물론이고 이란 핵사태의 악화를 상징했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과 JCPOA를 체결했다. JCPOA는 이란 정부가 일정수준 이상의 핵 개발을 유예하는 대신 서방은 각종 제재를 풀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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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을 막는데 별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집권 기간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에 이란은 핵개발 프로그램에 적용됐던 제한 조치를 무시하고 우라늄 농축 수준을 무기급 수준인 90%에 근접한 최대 60%까지 높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집권 직후 JCPOA 복원을 선언하고 2021년 4월부터 이란과 협의를 진행했다.
강경파로 평가되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021년 8월 취임한 이후에도 이란과 서방간 협상이 이뤄졌으나 진전은 없었고, 2022년 8월을 마지막 회담을 끝으로 협상은 중단된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라이시 대통령이 지난 19일 헬기 사고로 사망하자 이란의 핵개발 움직임에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IAEA는 2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라이시 대통령 사망 이후 핵사찰 실무 협의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특히 "2022년 6월 IAEA의 핵시설 감시 카메라를 제거한 이란은 이후 장비 재설치 문제를 두고도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IAEA 보고서 내용은 이란의 핵개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대 60%까지 농축한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142.1㎏라고 설명했다. 이는 IAEA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비축량보다 20.6㎏ 증가한 수치다.
60% 농축 우라늄은 통상 추가 농축 과정을 거치면 2주 안에 핵폭탄 제조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이란의 전체 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6천201.3㎏으로, 직전 보고서 대비 675.8㎏ 증가한 것으로 IAEA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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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대외적으로는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왔으나, 라이시 정권 하에서 핵개발에 주력한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정치 경력이 짧은 라이시 대통령은 그의 후원자이자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로부터 핵개발 추진에 전폭적 지지를 받아온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라이시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있는 한 이란의 핵개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나선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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