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검찰, 대통령 부패혐의 의회에 제출…탄핵 여부 촉각

입력 2024-05-28 10:23  

페루 검찰, 대통령 부패혐의 의회에 제출…탄핵 여부 촉각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페루 검찰은 부패 의혹을 받는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에 대한 혐의 사실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루 검찰총장실은 이날 의혹의 중심에 있는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롤렉스 시계 등의 수수에 대해 "소극적 뇌물수수" 혐의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부통령 시기를 포함해 약 2년간 공식 일정을 소화하면서 1만4천달러(약 1천900만원) 상당의 롤렉스를 비롯해 최소 14점의 고가 시계를 착용했다가 불분명한 취득 경위를 문제 삼는 언론 보도 이후 검찰 수사망에 올랐다.
검찰은 이후 대통령 자택과 대통령궁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으며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페루 의회에서도 지난달 초 야당 의원들에 의해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됐으나 보수·우파 의원들의 반대로 탄핵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문제가 된 롤렉스 시계 등은 지방 관리들로부터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회는 검찰이 제출한 혐의사실을 살펴본 뒤 경우에 따라 볼루아르테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의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관련 혐의를 탄핵의 사유로 문제 삼을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페루 헌법은 대통령은 사망 또는 의회에서 판단한 신체·도덕적 무능력 등을 이유로 의회 의결을 거쳐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은 해임 사유로 반역 행위나 선거방해 등 특정 범죄에 따른 처벌, 도덕적 무능력 등을 두고 있는데, 객관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도덕적 무능력은 전적으로 의회 해석에 따른다.
페루 의회는 국회법에 따라 총의석수 40% 초과 동의를 받아 탄핵안을 발의해 절차를 개시할 수 있으며 탄핵안은 재적의원 3분의 2를 넘으면 가결된다. 페루 의석수는 130석으로, 가결에는 87석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검찰은 지난해 말에도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진압 과정에 4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볼루아르테 대통령과 일부 전·현직 장관 등에 과잉 진압의 책임이 있다고 결론짓고, 관련 수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말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정권을 잡았으나 이후 각종 부패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그녀의 지지율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이번 달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5%에 불과했다.
반면 그녀에 대한 반대 여론은 무려 90%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91%가 의회의 활동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k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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