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첼리스트가 자금세탁을 하도록 도와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 은행 스위스 지사 관계자 4명이 재판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법원에 따르면 전직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은행의 스위스 지사 임원 4명의 항소심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제기한 공소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피고인들은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이 수백만 스위스프랑의 자금을 스위스 은행 계좌에 예치하도록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예치할 자금의 수익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롤두긴의 계좌개설 등을 거들었다는 게 이들의 공소 사실이다.
이들은 지난해 3월 1심 판결을 받았다.
1심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4명에게 모두 합쳐 74만1천 스위스프랑(10억5천여만원)의 벌금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법원에 검찰의 공소제기를 무효로 해 달라고 주장했다.
공소장에 자신들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불충분하게 기술됐다는 게 이들의 청구 사유다. 특정되지 않는 범죄사실을 근거로 이뤄진 검찰의 공소제기는 부당하므로 취소 내지 기각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공소제기는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하고 항소심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롤두긴은 2014∼2016년에 걸쳐 자신의 은행 계좌에 출처가 불분명한 5천만달러(약 658억5천만원) 정도의 자금을 예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스위스 검찰이 수사한 롤두긴의 자금세탁 사건은 규모가 3천만 스위스프랑(약 419억9천만원) 정도다.
가즈프롬은행 전 임원 4명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은행 계좌에 있는 예치금의 진짜 소유자가 롤두긴이 아니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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