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협의 중…비자 처리하는 최장 2주일간 체류"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외교·안보 면에서 미국과 급속히 밀착하는 필리핀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이주하는 난민들에게 미국 비자 발급 기간 임시로 필리핀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일(현지시간) 현지매체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라울 바스케스 필리핀 법무부 차관은 정부가 이런 구상에 열려 있다면서 세부 사항을 놓고 주필리핀 미국대사관과 협의 중이라고 취재진에 밝혔다.
바스케스 차관은 "처음에는 (아프간인) 수백 명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그것이 잘 되면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가장 큰 고려 사항은 필리핀의 안보라면서 "상대편은 이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다. 그들(아프간인)이 일단 여기 오면 우리에게는 조약상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엔리케 마날로 외교장관은 미 행정부가 2022년 10월 주미 필리핀 대사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이 방안을 제안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마날로 장관은 이들 아프간인이 필리핀에서 난민으로 간주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특별 이민 비자 승인을 처리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필리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주미 필리핀 대사는 필리핀에 올 아프간인들이 미군 아프간 주둔 시절 미국에 고용된 전현직 직원과 그 가족들이라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는 필리핀 정부에 이들이 "최장 2주일" 정도 필리핀에 머물고 관련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고 밝혔다고 로무알데스 대사는 전했다.
한편, 아프간에서는 2021년 8월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 집권 이후 경제난과 강압적 통치를 피해 많은 이들이 탈출했다. 이들 중에는 아프간에서 미국에 협력한 이들도 포함됐고 미국은 특별이민비자(SIV) 등을 통해 이들의 자국 정착을 지원해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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