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MS·구글·애플 밸류체인에 각기 투자…내일 상장
美 투자전문가 "'빅테크=고평가' 기존 가치투자 관점 수정해야"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왜 테크가 흥미로울까요. 멋있어서? 아닙니다. 돈을 버니까요. 나는 투자자로서 돈을 따라 갑니다. 돈은 테크놀로지로 흐릅니다."(애덤 시셀 그래비티캐피털자산운용 대표)
미국의 빅테크 대표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애플의 밸류체인(가치사슬)에 각각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국내에서 출시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0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 'ACE 마이크로소프트밸류체인액티브' 'ACE구글밸류체인액티브' 등 4종의 빅테크 액티브 ETF를 오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ETF는 25% 수준으로 각 대표기업 비중을 담고 나머지 약 75%는 대표기업과 함께 동반성장할 밸류체인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액티브 운용으로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산업의 트렌드를 포트폴리오에 빠르게 반영할 계획이다.
대표기업은 AI 클라우드(구글), 생성형 AI(마이크로소프트), 온디바이스 AI(애플), AI 반도체(엔비디아) 등 AI 산업 분야에서 경제적 해자를 구축한 기업들로 선별했다.
지난해 5월 상장한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까지 더하면 한투운용은 이른바 미국의 대형 기술주 7종목을 일컫는 '매그니피센트 7' 중에서 5개 종목에 대한 미국 기술주 밸류체인 ETF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김승현 한투운용 ETF컨설팅담당은 "개별 종목 중심으로 산업이 형성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번 ETF 상장을 통해) 4개의 투자 설루션을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연사로 나선 인사들은 일제히 빅테크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국에서의 빅테크 투자를 향한 열기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홍우선 코스콤 대표와 조웅기 전 미래에셋증권[006800] 부회장, 엄태종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 한국대표 등 금융투자업계 인사들도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다.
애덤 시셀 미국 그래비티캐피털자산운용 대표는 "진심으로 돈은 빅테크로 흐른다고 믿는다"며 빅테크는 고평가돼있다는 기존 가치투자 원칙에서의 관점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셀 대표는 "피터 린치(월가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가 1990년도에 책을 썼을 당시에는 전세계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 IBM, 일본 NEC만이 테크기업이었지만 2021년에는 10개 중 8개가 테크기업"이라며 최근 빅테크가 산업과 경제를 주도하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7년 기업공개(IPO) 이후 아마존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11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평균(22배)보다 비쌌다"면서 빅테크 기업의 PER이 높게 형성되는 이유로는 제조업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던 시절에 정립된 회계 기준(미국의 경우 GAAP)이 테크기업의 '어닝파워'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셀 대표 역시 모든 기술주에 대한 무조건적 투자를 경계하며 이른바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지 못했다면 테크 기업이라도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배재규 한투운용 사장은 인사말에서 "2000년대 이후 인터넷 보급이 보편화되고 세상이 제조업 시대가 아니라 테크 시대로 바뀌었다"며 "신규 상장 ETF의 대표기업 4개가 현재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 기업들에 기복이 있을지 모르지만 당분간 이들 회사가 세상을 지배할 거라는 데엔 이견이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테크투자에 답이 있다"며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성과를 생각하고 긴 호흡으로 미래 성장이 지속될 거로 생각되는 산업, 테크 기업에 장기투자하시라"고 권했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이 발전하며 테크 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AI 산업은 상상을 뛰어넘는 자본력을 기반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빅테크 기업들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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