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팀 "매일 생성·소멸되는 서리 발견…표면-대기 물순환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 지대인 화성 타르시스 고원(Tharsis plateau)에 있는 올림퍼스 몬스(Olympus Mons) 분화구에서 추운 아침에 수증기가 서리로 내린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브라운대 아도마스 발란티나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1일 과학 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ience)에서 유럽우주기구(ESA) 엑소마스(ExoMars) 탐사프로그램 등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 올림퍼스 몬스 분화구에서 수증기 서리가 아침에 형성됐다가 오후에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화성의 높고 거대한 화산 지대인 타르시스 고원에서 지표면과 대기 사이에 물 교환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등 국지적인 대기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화성에 물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 순환이 어떻게 얼마나 일어나는지 등은 인류의 미래 화성 탐사와 화성 거주 가능성 등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타르시스 고원은 화성 열대 위도에 있는 화산 지대로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높은 2만1천m 높이의 올림퍼스 몬스가 있으며, 지질학적으로 현재는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 탐사선들이 타르시스 고원 위 대기에서 고밀도 수증기를 관측, 이곳에 물순환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열대 위도라는 위치 등으로 수증기 응결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돼 왔으며 관측 증거도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ESA의 화성 탐사 프로그램 ExoMars의 가스추적궤도선(TGO)이 수집한 표면 관측 데이터를 분석, 타르시스 고원 화산들의 정상과 올림퍼스 몬스 분화구 바닥에서 수증기가 얼어붙은 서리를 발견했다.
푸른 빛을 띤 수증기 서리는 추운 계절에 이른 아침부터 오전에 화산 분화구 바닥과 가장자리 등에 나타났다가 오후에는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증기 서리는 스펙트럼 관측과 ESA의 화성 궤도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의 표면 관측 데이터 분석에서도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화성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에서는 이 지역 표면 온도가 공기 중 수증기가 서리가 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산화탄소(CO₂) 서리가 형성되기에는 너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시뮬레이션 결과는 타르시스 고원의 화산들 위로 흐르는 대기에 의해 생성된 대기순환 패턴이 지구 고산지대 기후와 유사하게 서리가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르시스 고원에서는 추운 계절에 매일 15만t가량의 물이 대기와 지표면 사이에서 서리 형태로 교환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화성 대기 수증기 총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현지 표면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출처 : Nature Geoscience, Adomas Valantinas et al, 'Evidence for transient morning water frost deposits on the Tharsis volcanoes of Mar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1-024-014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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