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통로 확대·휴전 없으면 효과 제한적이라 판단
"허울뿐인 변화"·"기근대응 아니다" 여전히 속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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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낮시간 전투중단을 발표한 데 대해 구호단체들이 기아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의 전투중단 발표에도 가자지구로의 더 많은 구호 통로가 열리지 않고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는 한 그 효과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특정 구역에서 낮 시간대에 "군사 활동을 전술적으로 중단한다"라고 밝혔다. 이 특정 구역은 이스라엘 남부 국경에 있는 케렘 샬롬 검문소부터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살라알딘 도로에 이르는 길과 그 북쪽을 말한다. 이번 조치는 남부에 있는 케렘 샬롬 검문소로 들어온 구호물자 트럭들이 군사작전의 방해를 받지 않고 북쪽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옌스 라에르케 대변인은 "이번 발표를 환영한다"면서도 "이것이 아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원조가 전달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의 구체적인 추가 조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구호 단체는 과거에도 이스라엘군이 구호를 늘리겠다는 내용의 비슷한 발표를 했었다면서 이스라엘군의 조치가 앞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회의론을 내놨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정책 책임자인 부시라 칼리디는 이번 이스라엘군의 발표가 한 번의 공격으로 취소할 수 있는 "허울뿐인 변화"라고 비판했다.
칼리디는 "이것은 기근 대응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영구적 휴전을 위한 진정한 약속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인 국제구조위원회(IRC)의 밥 키친 부대표도 가자지구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휴전이라며 "살인을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군사 활동을 줄이더라도 여전히 장애물이 남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이집트와의 국경인 라파 검문소를 장악한 이후 가자지구 내로 들어오는 구호품의 양이 부족하고, 그나마도 가자지구 곳곳으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라에르케 OCHA 대변인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검문소에서 구호 트럭이 수 시간 동안 기다리거나 아예 통과가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며 "재앙적인 기아"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구호 단체들이 가자지구 전역에 안전하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구호단체인 '머시 코프'(Mercy Corps)의 아르와 마나 중동 담당 선임 고문은 이스라엘의 발표에 "원조의 질과 양을 개선한다는 언급은 없다"라며 "우리는 그에 대한 계획이 무엇인지 모른다"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 당국과 구호 담당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로 구호 물품이 들어오는 케렘 샬롬 교차로에 구호 트럭 1천 대 이상이 멈춰 서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는 라파에서의 전투 때문에 구호단체들이 트럭에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으며 이스라엘군과 이동에 대해 조율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검문소를 통과해 들어온 뒤에도 트럭을 약탈하거나 운전자를 공격하려는 굶주린 민간인들 때문에 위험한 상황은 계속된다고 NYT는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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