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투자에 10분기 연속 적자…SK그룹 '아픈 손가락' SK온

입력 2024-06-23 05:31  

20조원 투자에 10분기 연속 적자…SK그룹 '아픈 손가락' SK온
업계 후발주자로 공격적 투자…'전기차 캐즘' 맞물려 적자 탈출 늦어져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 육성 SK그룹, 흑자 없는 투자에 부담 가중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출범 이후 3년간 20조원가량의 투자에도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온이 올해 4분기에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가운데 SK그룹은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통해 'SK온 살리기'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 투자 대비 성과 가시화 지연…누적 적자 2.5조원
2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이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해 공식 출범한 이후 올해까지 시설투자에 투입하는 비용은 20조원 수준이다.
그간 SK온의 연간 시설투자(CAPEX) 규모는 2022년 5조원, 2023년 6조8천억원, 2024년 7조5천억원 등이다.
출범 당시 SK온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적극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10년 안에 글로벌 배터리 업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로서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미국 조지아주, 헝가리,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나섰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에도 미국과 헝가리 신규 가동 공장의 생산량 증대 지연, 수율(양품 비율) 개선 지연 등이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하반기부터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미국 정부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 축소 등이 맞물려 SK온의 적자 탈출은 늦어지고 있다.
2021년 4분기에 3천98억원 적자를 낸 데 이어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연간 영업손실 9천912억원, 5천81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3천315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출범 이래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10개 분기 누적 적자 규모는 2조5천876억원에 이른다.
이번 2분기에도 3천억원대 영업손실로 적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증권가에서는 전망한다.
다만 하반기에는 재고 소진과 전기차 신차 출시 확대에 따른 출하량 증가와 AMPC 증가 등이 기대된다며 SK온 측은 올해 4분기 흑자 전환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온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예상보다 북미 공장의 판매 회복이 더딘 것으로 추정되며 유럽 신규 공장도 이번 분기에 가동을 개시해 초기 고정비 부담이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SK온 북미 공장 가동률 회복 여부가 적자 축소에 가장 큰 변수"라며 "북미 공장 판매량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 증가가 예상되고, 이에 따라 영업적자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IPO 전에 배터리 사업 자금 확보 '사활'
최근 SK그룹이 착수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중심은 'SK온 살리기'다.
SK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적극적인 육성에 힘써왔으나, SK온의 흑자 전환이 늦어지면서 그룹 전체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흑자 없는 대규모 투자와 이를 위한 차입이 지속되면서 자금 조달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그동안 SK온에 차입보증을 서 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이 지난 3월 하락한 이후(S&P 'BBB-'→'BB+') 이자 부담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는 SK온 출범 전인 2020년 23조396억원에서 2023년 말 50조7천592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SK온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으며 투자자에게 약속한 상장 시한은 2026년 말이다.



그간 SK그룹 내부에서는 SK온 IPO를 앞두고 배터리 사업 투자금 확보를 위해 SK온을 SK엔무브에 합병한 뒤 상장하는 방안, 이차전지 분리막 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등이 거론돼 왔다.
최근에는 SK그룹에서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터리 사업 재무구조 개선 등이 그 배경으로 지목됐다.
SK온은 인사와 조직 재정비를 통한 쇄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온시스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자동차 업계 전문가로 작년 8월 영입된 성민석 SK온 부사장이 최근 최고사업책임자(CCO)에서 보직 해임됐다.
이달 초에는 SK그룹 북미 사업을 총괄해 온 유정준 SK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이 SK온 신임 부회장에 선임됐다.
아울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기자 일각에서는 'SK온 살리기'에 힘을 싣는 취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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