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Z세대 증세반대 시위에 물대포·최루탄…"실탄도 쏴"

입력 2024-06-25 21:07   수정 2024-06-26 17:12

케냐 Z세대 증세반대 시위에 물대포·최루탄…"실탄도 쏴"
"나이로비서 경찰 발포로 다수 부상"…경찰과 투석전
총파업 촉구 맞춰 20일에 이어 전국적 시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케냐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한 곳곳에서 25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젊은이가 다시 거리로 나와 정부의 세금 인상 추진에 강력히 항의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고무총을 동원해 시위대에 강경 대응했다. AFP 통신은 인권단체를 인용, 수도 나이로비에서 경찰의 발포로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목격자를 인용해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허공에 실탄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증세 반대 시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결집한 케냐의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가 주도하고 있다.
주최 측이 전국 총파업을 촉구한 이날 수천 명의 젊은이가 지난 20일에 이어 다시 나이로비와 몸바사, 키수무, 나쿠루, 엘도레트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거리를 행진하며 세금 인상안을 담은 재정 법안의 철회와 함께 윌리엄 루토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특히 수도 나이로비에서는 이날 재정 법안을 논의하는 의회로 가는 길을 경찰이 봉쇄하자 일부 시위대가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케냐 의회는 재정 법안 통과 시한인 30일 이전에 최종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의회를 점령하라'라고 명명된 이번 시위는 애초 지난 18일 나이로비 의회 근처에서 수백명 규모로 시작됐다.
이에 대통령실이 빵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자동차세 등 몇몇 증세안을 철회했으나 예산 삭감으로 2천억 실링(약 2조2천억원)이 부족할 것이라는 재무부의 경고에 정부가 연료 가격과 수출세 인상 등을 추진하자 시위는 전역으로 확산했다.
지난 20일 케냐 전역에서 수천 명의 젊은이가 거리로 나서 '경제 독재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주 시위는 대체로 평화로웠는데도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해산에 나섰고 일부 지역에서는 실탄을 사용했다고 국제앰네스티(AI)는 주장했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지금까지 21세와 29세 청년 2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200명이 넘었으며 100명 넘게 체포됐다.
루토 대통령은 지난 23일 평화 시위로 증세 정책에 반대하는 'Z세대 시위대'에 대한 지지 입장과 함께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경찰은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시위 주최 측은 루토 대통령에게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고 세금 인상안 취소 요구 서한에 대한 공개 응답을 촉구했다.
케냐 정부는 작년에도 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석유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8%에서 16%로 인상했다. 이에 전국적인 세금 인상 반대 시위가 이어져 경찰 진압 과정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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