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협력 심화 의향" 강조…美싱크탱크 "중국도 미국처럼 對베트남 관계 모색"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베트남 총리를 환대하며 관계 강화 의사를 나타냈다.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리는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하계 다보스포럼) 참석차 방중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를 전날 베이징에서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베트남을 주변국 외교 우선순위에 둔다"면서 "베트남과 단결 및 우호를 수호하고 상호 지지를 공고히 하며 상호협력을 심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 주석은 미국과 베트남이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한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베트남을 국빈 방문, 기존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같은 날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도 찐 총리와 대면했다.
이와 별도로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부 장관과 회담했다.
중국이 이처럼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과 '프렌드쇼어링'(우호국 중심 공급망 재편)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분석했다.
애플과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을 재편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에 나서자 중국 공급업체들은 대(對) 베트남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내 애플의 핵심 부품 공급사인 럭스셰어(Luxshare Precision Industry)는 베트남 박장시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애플 공급업체인 중국 고어텍도 베트남 자회사 설립을 위한 최대 2억8천만달러(약 3천890억원) 투자에 나섰다.
2013년 이후 중국 전자부품 및 조립업체 상위 10곳 중 9곳이 베트남에 그린필드(투자국가에 생산시설·법인 설립)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2018년부터는 자본 유입 속도가 빨라졌다.
중국이 시 주석의 '고품질 발전' 전략에 따라 연구개발(R&D)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무원은 작년 12월 공급망 핵심 기업의 해외 생산 확대를 지원하는 정책문건을 발표했다.
작년 중국 본토와 홍콩을 합친 대베트남 투자 규모는 82억달러를 넘어 미국 5억달러와 차이가 컸다.
모든 주요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갖는다는 이른바 '대나무 외교'를 내세우는 베트남도 중국과 유대관계 강화를 통해 자국 영향력을 키우는 한편 실속도 챙기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찐 총리는 시 주석에게 무역·기술 문제의 정치화에 반대하고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등 중국을 편드는 발언을 했다.
그는 방중 기간 베트남-중국 국경 노선을 포함한 고속철도망 건설에 중국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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