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 과당경쟁에 칼 빼들어…경영진 책임 일제점검

입력 2024-06-27 13:27  

금감원, 보험사 과당경쟁에 칼 빼들어…경영진 책임 일제점검
금감원 "지배구조법 시행됐다면 CEO 등 경영진 모두 법 위반"
단기납종신보험 경쟁 불붙인 하나생명 CEO는 면담

(서울=연합뉴스) 이율 기자 = 금융감독원이 과당경쟁을 불러일으킨 상품을 개발·판매한 보험사 경영진의 책임에 대해 일제점검에 착수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내달 3일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책무구조도 시행을 앞두고 보험상품 개발·판매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진이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이행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업권에 과당경쟁을 불러일으킨 단기납종신보험, 독감치료비, 상급병실료, 감염병진단비, 암주요치료비 등 관련 상품을 개발·판매한 경영진의 책임에 대해 점검을 진행 중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만약 개정된 지배구조법이 시행됐다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모두 내부통제 관리나 상당한 주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법을 위반했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10년 유지시 환급률 131%인 단기납 종신보험을 지난해 11월 출시, 올해 보험업권 과당경쟁에 불을 붙인 하나생명의 대표이사 등 임직원 4명을 지난 19일 불러 면담하고, 상품 개발·판매 과정에서 경영진 책임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면담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개발·판매시 해지율 등 가정의 적정성,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 상품의 내재적 위험에 따른 손실가능성 등의 리스크에 대한 경영진의 충분한 검토가 있었는지를 점검했다.
또 상품개발·출시 관련 주요 의사결정과정에 대표이사 등이 참여했는지, 경영진이 잠재적 리스크를 인지하고 이를 적절히 평가·관리하는 등 내부통제 작동에 역할과 책임을 이행했는지 등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하나생명의 상품 출시를 필두로 올해 보험사들은 7년납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해지 환급률을 130% 이상으로 높여 판매하는 등 과당경쟁을 벌였다. 신한라이프(135%), 농협생명(133%), 푸본현대생명(131.2%), 교보생명(131.1%), 한화생명(130.5%) 등이 130%를 초과한 환급률을 내건 상품을 내놨다.
금감원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사실상 저축성 보험처럼 판매돼 소비자들을 오인시킬 수 있고, 10년 후 고객이 대량으로 보험을 해지하면 보험사 재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자율시정을 권고했다.
금감원은 단기납종신보험 외에도 최근 보험업권에 과당경쟁을 불러일으킨 보험상품의 개발·출시 과정에서 내부통제·리스크관리 실태를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대표사례로 독감치료비, 상급병실료, 감염병진단비, 암주요치료비 관련 상품을 꼽았다.
A사는 작년 10월 통상 8만원 내외의 치료비가 발생함에도 독감치료비 보장한도를 100만원까지 확대했고, B사는 올해 1월 상급병실료 가입 한도를 70만원으로 인상했다.

C사는 지난 3월 치료비 본인부담액이 평균 33만원 수준의 수족구병 등 감염병 진단비 보장한도를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했고, D사는 이번 달 상급종합병원 항암 방사선치료, 항암 약물치료, 암 수술 등 암 관련 암 주요 치료비를 실제 본인부담금의 최대 2배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내놨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과당경쟁을 불러일으킨 보험상품을 출시한 보험사에 해당 상품 개발·판매 과정에서 의사결정과정이 어떤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 리스크는 어떻게 분석했는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면서 "개정 지배구조법 시행에 앞서 내부통제 관리의무와 경영진의 상당한 주의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책무구조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은 내달 3일부터 시행된다. 자산이 5조원 이상인 보험사들은 내년 7월까지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사전적으로 기재해두는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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