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내 한국 기업들, 현지 사회공헌 활동으로 양국 상생 앞장

입력 2024-06-29 08:00  

베트남 내 한국 기업들, 현지 사회공헌 활동으로 양국 상생 앞장
90년대부터 교육·의료 등 지역사회 기여 시작…30년간 '뜻깊은 발자취'
지속적·다양화, 기업과 사회 윈윈 추구 등 양적·질적으로 다양하게 발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다양한 사회책임경영(CSR) 활동을 통해 베트남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
연합뉴스는 지난해부터 대한상공회의소,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과 함께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취재해왔다.
현장 취재를 통해 여러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각양각색의 상생 노력을 통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한국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이후부터다.
초창기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대부분은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의 잠재력에 주목한 섬유·봉제 공장 등이었다.
이들 다수는 중소기업이었지만, 이 중에 이미 초기부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에 눈을 뜬 기업들이 있었다.
나이키 협력업체인 신발 제조업체 창신의 경우 1994년 현지법인을 설립해 처음 진출한 지 3년 만인 1997년부터 어려운 환경에 학업을 잇지 못한 계층을 위해 무료 야간학교를 개설했다.
베트남 교육부에 의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인정받는 이 학교는 3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SK그룹도 1996년부터 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의료 봉사단체인 세민얼굴기형돕기회(세민회)와 함께 베트남 내 17개 지역에서 얼굴 기형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술을 진행했다.
지난해까지 4천273명의 어린이에게 새 얼굴과 웃음을 찾아줬으며, 수술비 40억원 전액을 부담했다.
한국 기업의 베트남 사회공헌 활동 역사가 거의 30년이 된 셈이다.
이후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기업들의 베트남 사회 기여 활동도 점차 확대됐다.
분야 역시 주택·의료·장애인 고용·문화 등 다양해졌고 단순 일회성 사업보다 지원 대상자들과 지속해 관계를 맺는 사업이 늘었다.
남부 바리어붕따우성에 냉연 공장을 설립한 포스코는 마땅한 주거지가 없는 인근 주민들을 위해 총 104채의 철제 주택과 놀이터, 다리를 갖춘 마을 '스틸 빌리지'를 지어 기부했다.
포스코와 바리어붕따우성 정부, 유엔 해비타트가 협력해 2014년부터 3년간 진행한 이 사업은 2017년 유엔 지속가능보고서에 사회공헌 분야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7년 베트남에 진출한 효성은 2011년부터 한국인 의사·간호사 등 30여명의 의료진이 치과, 산부인과, 내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미소원정대'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이 사업을 통해 얼굴 기형 치료 수술 등 의료 혜택을 받은 현지인은 1만5천명에 이른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직원들이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통학용 자전거를 전달하는 '바이크 런' 프로그램을 2015년 시작, 지난해까지 자전거 총 1천194대를 기부했다.
신한은 바이크 런을 비롯해 취약계층에 음식을 제공하는 '해피 밀', 청소를 하는 '그린 데이' 등 활동에 직원들을 직접 참여시켜 수혜 대상인 현지인들과 더욱 밀착하도록 하고 있다.
창신은 진출 초창기부터 언어·청각 장애인 등 장애인 고용에 적극 나서 지난해 기준 약 4만명의 현지인 직원 중 장애인이 374명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베트남 내 단일 사업장으로 가장 많은 장애인을 고용한 기업으로써 2016년 베트남 정부 CSR 시상식에서 총리상을 받고 2017년 베트남 노동부에 의해 최우수 회사로 선정됐다.
CJ문화재단은 2018년부터 베트남에서 단편영화 공모전을 실시, 선정된 감독에게 제작비를 제공하고 완성작의 국제영화제 출품 경비를 전액 지원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노란 누에고치 껍데기 속'(Inside The Yellow Cocoon Shell)으로 신인 감독상인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팜 티엔 안 감독을 발굴하는 등 베트남 영화의 발전을 돕고 있다.
또 일방적인 시혜에서 벗어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과 사회가 서로 윈윈을 추구하는 방식도 나타났다.
삼성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교육 프로그램인 SIC(Samsung Innovation Campus)를 2019년부터 베트남에서 시행, 14∼24세 청년에게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코딩·프로그래밍 등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삼성 R&D센터 인턴십, 로봇 경연대회 참가 등의 기회를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총 6천21명의 교육생을 배출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IT업계로 진출해 베트남 IT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오리온은 2016년 대표 제품인 '오스타'(한국명 포카칩) 등의 원료인 감자의 품질을 높이고자 '고향감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사업으로 감자를 재배하는 1만여 계약 농가에 농기계와 우수 품종 씨감자, 종자배양·연구 시설, 고품질 비료 등 작년까지 253억 동(약 13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고품질 감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계약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상생 효과를 얻고 있다.



사업장 주변 지역사회 현안 해결을 넘어 환경 등 큰 틀의 사회 이슈를 다루는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동남아 갯벌이나 바닷가에 있는 맹그로브 숲은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나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고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베트남 등 여러 동남아 국가는 리조트 개발·새우 양식 때문에 맹그로브를 마구 벌목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짜빈성·속짱성·빈롱성 등 베트남 남부에서 총 213만㎡에 이르는 맹그로브 숲 복원을 지원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짜빈성 정부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김형모 대한상의 베트남사무소 소장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현지에서 한국에 대해 우호적 이미지를 조성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들이 관련 경험을 쌓으면서 사회공헌 활동 방식도 기업과 사회가 공유하는 가치 창출, 정부 정책과 협력 강화 등 더욱 입체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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