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여풍' 거세지나…집행위원장 등 최고위직 3명 여성 될 듯

입력 2024-06-28 11:52  

EU '여풍' 거세지나…집행위원장 등 최고위직 3명 여성 될 듯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재선 문턱 넘어…외교안보 수장엔 에스토니아 총리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 연임 노려…EBC·EIB 등 금융기관 수장도 여성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유럽 27개국의 정치·경제 통합체인 유럽연합(EU)이 거센 '여풍'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 5년간 EU를 이끌어갈 최고위직 4명 중 3명이 여성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EU는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첫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5) 현 집행위원장을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합의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으로서는 연임을 위한 중대 문턱을 넘은 셈이다. 그는 내달로 예정된 유럽의회 본회의 인준투표 관문을 통과하면 임기를 5년 더 연장하게 된다.
독일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인 폰데어라이엔은 5년 전 여성 최초로 EU 행정부 수장 격인 집행위원장 자리에 오른 뒤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 전쟁 등 험난한 국제정세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이날 EU 정상회의에서 EU 외교수장이자 집행위원단 일원인 외교안보 고위대표 후보로는 역시 여성인 카야 칼라스(47) 에스토니아 총리로 결정됐다.
칼라스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경제 제재에 앞장서 온 유럽 내 대표적인 '대러 강경파' 인사로, 러시아 측 수배자 명단에도 올라 있다.

유럽의회 의장은 몰타 출신 로베르타 메촐라(45) 현 의장이 연임을 노리고 있다. 법률가 출신 메촐라 의장은 2년 전 역대 최연소이자 20년 만의 여성 유럽의회 의장으로 선출돼 주목받았다.
별도 인준투표 절차가 없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남성인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가 임명됐다.
EU '빅4' 중 세 자리가 현재 관측대로 여성 차지가 되면 인구 약 5억명, 경제규모 면에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공동체의 방향을 이끄는 데 '여성 파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EU는 개도국이나 서방 다른 선진국보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활발하다고는 해도 아직 EU 대다수 회원국과 EU 조직 대부분은 남성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27일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27개 회원국 중 여성 정상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등 4명에 불과했다.
유럽의회 역시 1979년 초대 의회에서 16%에 불과했던 여성의원 비율이 2019년에는 10명 중 4명꼴로 크게 늘었지만 아직은 남성이 수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EU나 각국 고위직에 여성이 더 많이 진출해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성계를 중심으로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현재 유럽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세계 최대의 국제 공공은행인 유럽투자은행(EIB) 수장도 여성이 맡고 있다.
프랑스 재무장관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출신인 크리스틴 라가르드(68)는 오는 2027년까지 ECB를 이끌고, 스페인 재무장관을 역임한 나디아 칼비뇨(55) 총재는 올 초 EIB 설립 65년 만에 사상 첫 여성 총재로 취임했다.
개별 국가로는 EU 세 번째 대국인 이탈리아에서 극우 성향의 멜로니 총리가 2022년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해 국정을 이끌고 있다.
독일과 함께 EU '쌍두마차'의 한축인 프랑스에서는 극우 진영 간판인 여성 지도자 마린 르펜이 실권을 쥔 국민연합(RN)이 오는 주말 치러지는 총선에서 승리가 유력, 르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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