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세 대통령, '자작극' 의혹 거듭 부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3시간 만에 실패로 끝난 볼리비아 군부 쿠데타 시도의 주역 후안 호세 수니가 전 육군사령관에게 6개월간의 예비적 구금 명령이 내려졌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세사르 실레스 볼리비아 검찰총장은 이날 수니가를 테러와 무장봉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히면서 이같이 전했다.
실레스 총장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수니가 장군을 6개월 간 구금한 채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검찰이 요청했고, 국방부와 내무부 등도 사안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고려해 이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판부가 명령한 예비 구금은 이번 수사가 계속 진전될 수 있을 것이란 신호를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러 혐의와 관련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수니가에게는 15∼2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무장봉기에 대한 형량은 5∼15년 수준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수니가는 지난 26일 휘하 병사와 장갑차들을 이끌고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도심 무리요 광장에 집결한 뒤 인근 대통령궁에 난입,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시민들의 반발과 군부내 다른 인사들의 외면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체포됐다.
그는 체포 직전 기자들을 만나 이번 쿠데타 시도가 루이스 아르세 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자작극이라고 주장했고, 볼리비아 정치권에선 이후 진실공방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셀프 쿠데타'를 의심하는 이들은 최근까지 아르세 대통령과 가까운 모습을 보여온 수니가가 난데없이 대통령궁에 쳐들어간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진짜 쿠데타 시도였다고 보는 측에서는 아르세 대통령이 최근 수니가 장군을 보직 해임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는 데에서 동기를 찾으려 하고 있다.
한편 아르세 대통령은 이날 AP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과 인터뷰를 하고 쿠데타 시도가 인기를 높이기 위한 자작극이라는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는 한때 자신의 멘토였으나 이제는 차기 대권을 놓고 경쟁하는 정적이 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측이 자신을 겨냥해 '정치적 공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르세 대통령은 "난 도망치지 않고 (대통령궁에) 남아 민주주의를 지켰다"면서 쿠데타군에 맞서 자신을 응원해 준 "민중과 국제적 지지 덕분에 계속 일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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