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분쟁에도…중국 기업들 유로2024 광고판 점령

입력 2024-07-01 19:48   수정 2024-07-02 03:47

통상분쟁에도…중국 기업들 유로2024 광고판 점령
스폰서 13곳 중 5곳…전기차 BYD, 폴크스바겐 밀어내
독일 "우리 미래 기업은 어디 있나"…스포츠워싱 지적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심판이 비디오판독(VAR)을 위해 본부석 쪽으로 달려간다. 모니터에는 중국 가전업체 하이신(Hisense) 로고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경기장 밖 팬존에는 노래방 기능을 장착한 BYD(비야디) 전기차가 줄줄이 늘어서 단체관람객을 맞이한다.
중국 기업들이 독일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광고시장을 대거 점령했다. 1일(현지시간) 유럽축구연맹(UEFA)에 따르면 이번 대회 글로벌 스폰서 13곳 가운데 5곳이 중국 업체다.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고 독일(3곳)과 프랑스·몰타(각각 1곳) 등 유럽 전체와 같은 숫자다. 미국 업체는 코카콜라와 부킹닷컴 등 2곳이다.
단연 눈길을 끄는 업체는 BYD다.
이 회사는 지난달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 추가관세를 발표하면서 촉발된 통상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전기차업체가 스폰서로 참여하기는 처음이다. 비야디는 경기장 안팎 광고에 더해 셔틀버스도 300대 투입했다. 3년 전 대회에서 자동차 스폰서는 독일 대표 완성차업체 폴크스바겐이었다.



개최국 독일은 물론 유럽이 자존심 상하는 건 자동차와 스폰서 기업 수뿐만 아니다.
나머지 중국 업체 3곳은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VIVO),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 온라인 결제업체 알리페이다. 독일은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와 슈퍼마켓 체인 리들(Lidl), 작업용 의류를 만드는 엥겔베르트 슈트라우스가 참여했다.
유럽이 디지털 전환에서 미국이나 한국·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뒤처진 현실을 재확인한 셈이다. 독일 정부 대변인을 지낸 언론인 벨라 안다는 시사매체 포쿠스 기고에서 "미래를 대표하는 독일 기업은 어디 있나. 우리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완전히 잃었나"라며 한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8위인 중국이 유로2024에 공들이는 이유는 이른바 '축구 굴기'로 불리는 국가 정책의 영향은 물론 국내외 축구팬을 겨냥한 홍보와 이미지 개선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알리페이를 거느린 '중국판 아마존' 알리바바 그룹은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비보는 노키아와 특허 분쟁으로 독일에서 철수했다가 최근 재입성했다.
스포츠경제학자 클라우스 브뤼게만은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시장 확보와 이미지를 위해 스포츠 워싱(스포츠를 통해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는 방법)을 하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독일 국가대표 출신으로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카를 하인츠 루메니게는 2017년 "중국에 (바이에른 뮌헨) 팬이 1억3천600만명"이라며 중국 축구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한 바 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