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말 하려고…나토·EU, 푸틴 만난 헝가리 총리에 촉각

입력 2024-07-05 21:51  

무슨말 하려고…나토·EU, 푸틴 만난 헝가리 총리에 촉각
EU 순회의장국 자격 '평화 임무' 자임하며 러시아 방문
EU, "오르반 총리가 EU 대표하지 않는다" 강조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5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입에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EU, 나토 회원국의 정상이 러시아를 방문한 적이 거의 없는 데다 그가 'EU 의장국'이라는 대표성이 있기 때문이다. 헝가리는 올해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이다.
게다가 오르반 총리는 EU,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에 우호적이어서 서방의 단일대오에 종종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그가 이번 방문에서 자임한 '평화 임무'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이번 방문을 사전에 통보받았다면서 "당연히 나토(입장)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평화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신호는 전혀 없다"면서 "평화협상이나 다른 어떤 해법에 대한 수용 가능한 조건을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우크라이나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EU에서는 더 날 선 반응이 나왔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은 이날 낸 성명에서 "순전히 헝가리와 러시아 양자 관계 틀 안에서 이뤄졌다"고 규정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대한 EU 입장은 여러 EU 정상회의 성명에 이미 반영됐고 여기에는 EU와 푸틴 대통령 간 공식 접촉은 제외됐다"며 "그러므로 오르반 총리가 어떤 형태로든 EU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U 의장국을 겨냥해 외교안보 고위대표 성명이 별도로 나온 건 이례적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유화책이 푸틴을 막진 않을 것"이라며 "오직 단결과 결단만이 우크라이나에 포괄적이고 정의로우며 항구적인 평화를 향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헝가리를 우회 비판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엑스에 "EU 순회의장국은 EU를 대신해 러시아와 상대할 권한이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논의도 우크라이나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르반 총리가 EU 의장국을 맡자마자 러시아를 방문한 것을 두고 자칫 EU의 내부 기류가 변화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로 해석될까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EU 의장국 지위를 이용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무책임하며 신의없는 행위"라며 "외부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자 자유를 위해 투쟁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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