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단체는 반발 "행사 많은 주간에 상의 없이 금지령 내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중부 도시에서 비번인 경찰관들이 집단 폭행 당하는 등 소요 사태가 벌어지면서 경찰이 3일간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9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호주 노던 준주(準州) 경찰은 준주 내 2번째로 큰 도시인 앨리스 스프링스에 지난 8일 밤부터 사흘간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흘간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외출이 금지된다.
마이클 머피 노던 준주 경찰청장은 지난 주말 비번인 경찰관 4명이 집으로 걸어가던 중 집단 폭행 당하는 등 80여명이 연루된 난투극이 벌어지면서 폭력 사건 통제를 위해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노던 준주에서는 준주 경찰청장이 폭력 사건을 통제하기 위해 3일 동안 통행금지령을 내릴 수 있으며 준주 정부에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호주 원주민 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오는 14일까지는 호주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섬 주민들의 문화와 역사를 기리는 나이독(NAIDOC·National 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Day of Celebrations) 주간으로 많은 행사가 열리는데 원주민들과 상의하지 않고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체리스 버즈어콧 NAIDOC 위원은 원주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면서 원주민과 상의하지 않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난했다.
이번에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앨리스 스프링스는 호주 대륙 한 가운데 있는 외딴 도시다. 주민 20%가 원주민으로 호주에서 상대적으로 원주민 비율이 높으며 원주민과 백인 주민 간 갈등이 심하다.
이전부터 폭력과 범죄가 자주 발생해 수년 동안 주류 판매가 제한되기도 했으며 지난 3월에는 150명이 연루된 집단 난투극이 발생해 2주간 청소년의 야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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