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국가들, 약속한 아프간인 4만4천명 이주 작업 서둘러달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파키스탄 정부가 작년 말부터 시행해오던 아프가니스탄 난민 추방 조치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뭄타즈 자라 발로치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파키스탄의 불법 체류자 송환 작업이 중단된 것이 아니라며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날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시기에 추가 조치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 거주증을 소지한 아프간 난민 145만명에 대해서는 체류 기간을 1년 연장했다며, 추방 조치는 거주증이 없는 불법 거주자가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테러 연관 가능성을 들어 작년 10월부터 한 달간 거주증이 없는 아프간 난민들에게 자진 귀국하라고 최후통첩했고, 이후 단속을 통한 강제 추방을 실시했다.
이 조치로 약 60만명의 아프간 난민이 본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유엔과 인권 단체들은 파키스탄 내 미등록 아프간인이 200만명이 넘는다며 강제 추방 조치 중단을 촉구했고, 최근 들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난 10일 파키스탄을 공식 방문한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 대표는 파키스탄 정부가 강제 추방 조치를 중단했다며, 중단 조치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거주증 유효 기간도 연장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발로치 대변인은 미국 등 서방으로 이주하기로 약속하고 파키스탄에 임시로 머물러 있는 아프간 난민이 4만4천명이 넘는다며 이들에 대한 이주 작업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점령하자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군이나 외교 공관, 해외 기업 등에서 일해 탈레반에 보복당할 것이 우려되는 서방 협력 아프간인들을 자국으로 이주시키기로 하고 일단 파키스탄에 머물도록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대기 중인 아프간인이 2만5천여명이고 이밖에도 호주로 9천여명, 캐나다로 6천여명, 독일로 3천여명, 영국으로 1천여명이 각각 이주하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발로치 대변인은 "이들 국가에서 비자 승인과 발급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며 "신속히 진행해 이들이 가능한 한 빨리 재정착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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