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황금 비율'이었나…주주 설득이 관건

입력 2024-07-17 19:19  

SK이노-E&S 합병 '황금 비율'이었나…주주 설득이 관건
1대 1.1917417 비율…SK이노, 기준시가로 합병가액 결정
E&S는 KKR, 이노는 주주 설득해야…주총서 향방 갈릴듯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안이 17일 양사 이사회를 통과한 가운데 합병 비율에 대한 주주들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이해관계에 따라 향후 주주총회에서 반대표가 다수 나오면 합병 절차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 합병 비율 1대 1.1917417…'원칙' 따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정해졌다.
비상장법인인 SK E&S의 합병가액은 자산가치(8만2천475원)와 수익가치(16만8천262원)를 1 대 1.5 비율로 가중평균해 주당 13만3천947원으로 결정됐다.
상장법인인 SK이노베이션의 합병가액은 기준시가에 따라 11만2천396원으로 결정됐다. 최근 1개월 종가(11만4천438원), 일주일 종가(10만9천451원), 전일 종가(11만3천300원)를 각 거래량으로 가중 산술 평균한 수치다.
상장법인의 합병가액은 기준시가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기준시가가 자산가치에 못 미칠 경우 자산가치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정할 수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 수준으로,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있어 일각에서는 자산가치인 24만5천405원을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계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시장의 예측과 달리 SK이노베이션의 합병가액은 '원칙'을 따랐다.
다만 SK E&S의 시장가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SK E&S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당시 인정받은 보통주 1주당 가치가 29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이번 합병가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양사가 선정한 독립적인 외부 회계법인의 자문과 평가를 통해 산정됐다"며 "양사의 합병시너지를 조속히 실현해 주주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 에너지 공룡 출범…남은 과제는 '주주 설득'
이사회 의결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다음 달 27일 각각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SK E&S는 SK㈜가 90%의 지분을 쥐고 있어 주총 통과가 확실시된다.
다만 SK E&S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3조1천350억원 상당을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을 설득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KKR이 합병 문제로 투자금 중도 상환을 요구할 경우 상환 자산으로 도시가스 자회사 등을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
SK E&S는 추후 도시가스 사업을 물적 분할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도 주주를 설득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대주주인 SK㈜가 36.2%,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6.2%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개인 주주가 20%가 넘는다.
주주 설득에 실패하면 최악의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이 주주 반발로 무산된 일이 있다.
2022년 동원그룹은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 반대에 부딪혀 합병 비율을 조정하기도 했다.
SK그룹 입장에서는 양사의 합병으로 연 1조원을 버는 '캐시카우'가 생겨 장기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설득할 수 있다.
통상 주주 달래기의 방법으로 자사주 소각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올해 초 해당 카드를 사용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발행 주식 수의 4.9%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필요하다면 2014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처럼 주주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방법도 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SK이노베이션의 PBR이 0.5 수준인 상황에 1대 1.19 수준의 비율은 결코 SK이노베이션에 만족스러운 성과가 아니다"라며 "SK이노베이션의 주주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writ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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