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구제 헌신' 佛 가톨릭 신부, 생전 성폭력 혐의 드러나

입력 2024-07-18 01:00  

'빈민구제 헌신' 佛 가톨릭 신부, 생전 성폭력 혐의 드러나
아베 피에르, 최소 7명 여성에 성희롱·성추행 증언
佛 가톨릭교회 "그의 업적, 진실 밝히는 데 면죄부 주지 않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빈민 구제 활동에 일생을 바쳐 프랑스인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명으로 꼽히는 가톨릭 사제 '아베 피에르'가 생전 최소 7명의 여성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보고서가 17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아베 피에르 재단과 엠마우스 인터내셔널, 엠마우스 프랑스 등 세 구제 기관의 공동 의뢰로 수행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베 피에르는 1970년대 말부터 2005년 사이 최소 7명의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세 기관의 직원이나 자원봉사자, 또는 아베 피에르와 개인적 친분이 있던 이들로 드러났다.
본명이 앙리 그루에인 아베 피에르는 가톨릭 사제, 저항 운동가, 엠마우스 운동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아베는 프랑스어로 신부, 사제 등을 뜻한다.
1912년생인 아베 피에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지스탕스에 참여해 유대인 등을 독일 나치로부터 숨겨주고 도피시키는 일을 했다.
1949년엔 노숙자와 빈곤층을 돕는 엠마우스 운동을 창설해 전 세계에 확산시켰다.
아베 피에르는 평생을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일에 헌신해 프랑스 사회에서 높은 존경을 받아왔다.
그의 이름을 딴 아베 피에르 재단과 엠마우스 인터내셔널, 엠마우스 프랑스 등도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아베 피에르는 2007년 사망했다.
이번 조사가 시작된 건 지난해 한 피해자가 엠마우스 인터내셔널에 성범죄 사건을 신고하면서다.
이 일을 계기로 세 기관 내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을 조사한 결과 총 7명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들은 아베 피에르로부터 저속한 제안을 받았거나 원치 않는 신체 부위 접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이들 외에 5명의 피해 의심 사례가 더 있었으나 이들이 진술을 거부해 최종 피해자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세 기관은 공동 성명에서 "증언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혀낸 용감한 분들을 기린다"며 "이런 폭로는 빈곤과 비참함, 배제에 맞서 싸운 것으로 알려진 한 남성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꾼다"고 지적했다.
세 기관은 추가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조사 결과에 대해 프랑스 주교회의는 "이런 일이 사제에 의해 저질러질 수 있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낀다"며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프랑스 가톨릭교회도 엑스(X·옛 트위터)에 "아베 피에르가 프랑스와 전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그의 지위가 진실을 밝히는 작업에 면죄부를 주진 않는다"며 "교회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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