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유발 주제 피하고 정책에 초점"…트럼프 피격 이후 '통합' 무게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사들의 연설문이 정치적 공격 발언의 강도를 낮추고 정책에 초점을 맞추도록 트럼프 선거캠프에 의해 수정됐다고 미 NBC 뉴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 뉴스는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 준비에 관여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틀 뒤인 15일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의 연사들에게 정치적 수사를 누그러뜨리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책 비교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연설을 제안했으며 최종 연설문을 직접 수정하기도 했다.
공화당의 원로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17일 전당대회 연설을 하기 전에 "솔직히 그들(트럼프 캠프)은 연설을 하는 우리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의 선임 고문인 브라이언 휴즈 전 상원의원은 "우리는 항상 당의 단합을 반영하고 미국인들에게 트럼프의 성공과 부패한(crooked) 조 바이든의 실패의 차이를 상기시키려고 계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런 목표를 달성했다며 "역대 가장 위대한 전당대회의 하나로, 11월(대선)에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이틀간 전당대회 연사들은 대의원 등 수천명의 참석자들에게 이민과 범죄 문제 등에 대해 열변을 토했지만,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주제는 피했다고 NBC 뉴스는 전했다.
연사들은 2020년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근거 없는 주장,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트럼프 전 대통령 정적들에 대한 조사 문제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공화당 내 반(反) 트럼프 인사들을 공격하는 연사들의 발언도 없었다.
공화당의 댄 뮤저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은 이번 주 전당대회 내내 톤다운된 연설이 계속될 것이냐는 NBC 뉴스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뮤저 하원의원은 "그건 트럼프에게서 시작된 것"이라며 "JD(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다른 사람도 그걸 알아채기를 바란다. 트럼프는 사람들이 연설(내용)을 바꾸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들이 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 고문은 1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정치적 수사를 부드럽게 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밀러 고문은 정치적으로 이 나라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며 "우리는 온도를 낮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공화당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다음 날인 14일 기존에 준비한 연설문을 새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회이며,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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