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 실리콘밸리 리더들 "가장 이타적 행동"…대안엔 입장 갈려

입력 2024-07-22 08:34   수정 2024-07-22 10:05

[바이든 사퇴] 실리콘밸리 리더들 "가장 이타적 행동"…대안엔 입장 갈려
"美 국익 위해 행동하는 지도자, 헌신의 또다른 예…감사함 표해야"
바이든 대안엔 "해리스 지지"·"경합주 승리자"·"온화한 후보" 제각각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 민주당 텃밭인 실리콘밸리의 업계 리더들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결정을 높이 평가하며 헌신에 감사함을 표했다.
일부 리더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전통적인 지지자들은 이날 바이든 사퇴 발표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바이든 대안'을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민주당의 오랜 후원자인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발표 후 자신의 엑스 계정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익을 위해 행동하는 지도자"라고 적었다.
이어 "재선을 쫓지 않는 것은 역대 미국 정치인 중 가장 이타적인 행동 중 하나"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와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던 미국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가상화폐 투자자인 마크 큐반은 "시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Father time is undefeated)라고 썼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평생을 공공 서비스에 헌신했으며 오늘 발표는 그 헌신의 또 다른 예"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CEO) 공동창업자의 전 아내인 멜린다 게이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설립자도 "수십 년간 공직 생활과 특히, 중요한 시기에 백악관에서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감사함을 표해야 한다"며 그의 업적을 열거했다.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을 공식 지지한 그는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모습인지 보았고, 또 다른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썼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후보에 대해서는 각각 다른 의견을 보였다.
호프먼 링크드인 회장은 "해리스 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맞는 인물"이라며 "이제 우리는 단결해야 하고, 나는 11월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에서 해리스와 그의 대통령 후보 출마를 전심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사퇴로 후보 1순위로 꼽히는 해리스 부통령은 실리콘밸리 인근 버클리대가 있는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에 올랐다.
이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에 선출되고, 연방 상원의원에도 당선돼 첫 중앙 정치 무대에 발을 내딛는 등 실리콘밸리와 인연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던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창업자는 "민주당 대의원들은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썼다.
민주당 거액 기부자 중 한 명인 헤이스팅스는 앞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강력한 민주당 지도자가 트럼프를 이기고 우리를 안전하고 번영하게 할 수 있도록 물러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오픈AI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VC)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 창업자는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더 온건한 후보(more moderate)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든 대통령 사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나는 개인의 자유와 장점을 극대화하는 미국을 믿는다"며 "예전에는 민주당이었지만 지금은 공화당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사는 평생 민주당 지지자인 친구들을 포함해 나의 가장 똑똑한 친구들은 트럼프와 밴스에 대해 흥분하고 있다"고 했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돌아선 기업가이자 팟캐스터인 데이비드 색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후반에 연설할 것이라고 했다"며 "이것은 서두른 것이다. (낸시) 펠로시가 지금 (그가) 나오기를 원했다"고 일갈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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