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되면 역대 美 대선 중 가장 대조적인 후보간 대결될 듯
최근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선 해리스가 트럼프에 박빙 열세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1일(현지시간) 재선 도전 포기로 11월 대선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대결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고령의 백인 정치인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나이, 성별, 인종, 출신 등 대부분의 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크게 대비가 된다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78)보다 3살 많은 바이든 대통령(81)이 고령 리스크에 주로 노출됐으나, 만약 해리스 부통령(59)이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해리스 부통령보다 20살 가까이 많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지난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에서 맞붙었던 것에 이어 8년 만에 남녀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게 됐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에서 낙태 권리문제와 관련해 전면에서 대(對)트럼프 공격수 역할을 해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권을 옹호하면서도 '낙태'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면 미국 대선에서 낙태 문제를 둘러싼 전선이 더 선명해질 수 있다.
낙태 문제는 민주당 및 진보 진영을 결집할 수 있는 핵심 이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이유로 당 안팎의 예상을 깨고 전국 단위의 낙태 금지를 공약하지 않고 연방 대법원 판단 취지에 맞게 각 주(州)가 알아서 판단하도록 둬야 한다는 '로우키'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역사상 아프리카계 및 아시아계 부통령이라는 점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확연히 대비되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 및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둘 다 백인인 조합이라는 것과 다른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배경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도 민주당 내에 있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였던 이유 중 하나는 흑인, 히스패닉 등 유색 인종의 지지가 2020년보다 줄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이 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차례 형사 기소됐고,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이른바 '중범죄자'라는 것도 검사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과 대비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부통령 트럼프'라고 말실수를 한 것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롱하자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서 "나는 (둘의) 차이를 안다. 한 명은 검사이고 다른 한명은 중범죄자"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다만 정책적으로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공화당이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바이든 조력자"라면서 공격을 시작한 것도 이런 유사성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재까지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박빙 열세를 보인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이날 최근 67개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4%, 해리스 부통령은 45.4%를 기록했다.
NBC 방송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대비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나은 경우도 있으며 실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경우 여론조사 수치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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