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국보법 시행 후 첫 도서전시회서 "민감한 내용" 책들 퇴출

입력 2024-07-23 11:15  

홍콩국보법 시행 후 첫 도서전시회서 "민감한 내용" 책들 퇴출
계속되는 검열 속 언론인·정치인 저서 사라져…"레드라인 뭐냐" 반발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 중인 홍콩에서 서적에 대한 검열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도서 전시회에서 여러 책이 퇴출당했다.
23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지난 17일 개막한 '2024 홍콩 북페어'에서 출판사 비블루스카이와 바운더리북스토어는 주최 측으로부터 특정 책들을 행사장에서 치우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비블루스카이는 기자들에게 지난 21일 홍콩 북페어를 주최하는 홍콩무역발전국(HKTDC) 직원이 "민감한 내용"에 대한 민원이 제기됐다면서 5권의 책을 전시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2022년 선동적인 자료를 출판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무혐의로 풀려난 언론인 앨런 아우의 저서 3권과 2014년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살고 나온 민주진영 전 입법회(의회) 의원 시우카춘의 저서 2권이다.
비블루스카이는 책 4권은 치웠으나 아우의 책 1권은 민감한 내용이 없어 계속 전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레드)라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민원이 제기됐다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그들은 민원의 구체적인 내용도 말하지 않는다"며 "라인이 분명하다면, 특정 책이 불법이라면, 주최 측은 즉시 그것들을 치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내년 행사 참가가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운더리북스토어도 앞서 HKTDC 직원이 "법적 조언"이라며 아우의 책과 이민을 떠난 홍콩 아이들에 관한 책 등을 전시하지 말라고 권고했고, 전시장에서 소설책 1권을 치우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HKFP는 "HKTDC는 지난달 북페어 기자회견에서 금서 목록이 있느냐는 질의에 직접적으로 답변하지 않았으나, 전시자들은 국가보안법과 홍콩판 국가보안법 등 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홍콩 북페어'는 홍콩 출판계 최대 연례 행사로, 올해 행사는 지난 3월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열린 도서전시회다.
앞서 중국은 2020년 6월 직접 제정한 홍콩국가보안법을 시행했다.
이후 홍콩 북페어에서 정치, 사회 서적은 설 자리를 잃어갔고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와 정치적 사건 등에 관한 책을 낸 몇몇 출판사는 참여가 불허됐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련한 책들은 전면에 전시되고 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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