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태풍에 군사훈련 중단…中, 경보격상·15만명 대피(종합2보)

입력 2024-07-25 23:05   수정 2024-07-26 13:52

대만 태풍에 군사훈련 중단…中, 경보격상·15만명 대피(종합2보)
8년만 '강급' 태풍에 대만서 최소 3명 사망, 380명 부상…70만가구 정전



(타이베이·베이징=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정성조 특파원 = 제3호 태풍 '개미'가 강타한 대만에 폭우와 강풍으로 인명,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대만은 연례 합동군사훈련까지 조기 종료했다.
25일 대만중앙통신사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이날 태풍 개미가 상륙하면서 장병들의 임무를 전환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정오를 기해 22~26일 4박 5일간 예정됐던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 40호 야외 기동훈련을 종료하라고 육해공 3군 부대에 명령했다.
이어 각급 부대가 즉시 임무를 전환해 지방자치단체의 재해 방재와 구조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한광훈련은 대만이 중국군의 무력 침공 상황을 가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해마다 실시하는 대규모 훈련이다.
25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태풍 개미로 3명이 숨지고 38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2시까지 가로수 3천638그루가 넘어지고 민생기초시설 파손 1천505건, 건물 파손 474건 등 피해 신고가 8천300건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3시까지 70만8천515가구가 정전됐다며 이는 서북 방향 태풍 피해 중 역대 다섯번째라고 설명했다.

중앙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남부 가오슝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다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에 깔려 숨진 64세 간병인이 숨졌다.
화롄시에서는 5층 건물 옥상의 철제 구조물이 지나가던 차를 강타해 뒷좌석의 40대 여성 간호사가 목숨을 잃었고 7세 아들은 중환자실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남부 가오슝 치산 지역에선 토사에 매몰된 가옥에서 이날 오후 구출한 78세 리모 남성이 사망했다.
가오슝 외해 19해리(약 35.1km)에서는 탄자니아 선적 화물선 1척이 침몰하면서 미얀마 국적 선원 9명이 실종됐다. 대만 당국은 현재 실종자를 구조·수색 중이다.
전날 오전 11시 41분께 부산에서 출발한 에어부산 항공기가 강풍으로 착륙 시도 4번 만에 예정보다 2시간 가까이 늦게 목적지인 남부 가오슝 샤오강 공항에 도착했다고 자유시보가 전했다.
대만 교통부 중앙기상서(CWA·기상청)는 이번 태풍으로 남부 가오슝 산간 지역에 1천152㎜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부 가오슝과 핑둥의 산간 지역에 이번 태풍으로 누적 강우량이 2천20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만 EBC 방송은 가오슝 지역의 1년 강우량이 2천100㎜에 달한다면서 이번 태풍으로 1년 치 비가 내렸다고 전했다.
연합보는 이번 개미가 2016년 7월 제1호 태풍 네파탁 이후 약 8년 만에 대만에 상륙한 강급 태풍이라고 전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또다시 방문했다.
그는 태풍 경보와 호우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산간과 평지, 저지대의 침수 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태풍 개미는 대만을 거쳐 중국 동남부 해안으로 북상 중이어서 중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개미가 이날 오후 늦게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성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국 당국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이 지역에 최고단계인 태풍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푸젠성 일대 모든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푸젠성과 저장성은 태풍에 대비해 항공, 선박, 기차 운행을 중단하고 야외 관광지도 폐쇄했다. 미리 대피한 주민은 푸젠성에서만 15만명에 달한다고 중화권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 교통운수부도 태풍 대비 태세를 4단계 중 2번째로 높은 2급으로 격상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개미 영향권에 접어든 푸젠성과 저장성 등에서는 26일까지 강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번 태풍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일정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 2월 14일 대만 최전방 진먼다오(金門島)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 전복 사건이 발생한 이후 6개월 만에 이뤄질 예정이던 양안 협상이 연기됐다.
태풍으로 소삼통(小三通: 통항·교역·우편 왕래) 운항이 중단되면서 중국 측 가족과 대표단이 진먼에 도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양측이 오는 29일 진먼 지역 한 호텔에서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jinbi100@yna.co.kr
xing@yna.co.kr
대만 연례 군사훈련까지 중단시킨 태풍 '개미'…중국도 초긴장/ 연합뉴스 (Yonhapnews)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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