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100] '오하이오 힐빌리' 밴스의 적수는…부통령 후보 대결도 관심

입력 2024-07-26 06:01   수정 2024-07-26 06:10

[美대선 D-100] '오하이오 힐빌리' 밴스의 적수는…부통령 후보 대결도 관심
'마가 상속자' 밴스, 트럼프 정치색 강화…'후보 검증' 해리스, 보완재 콘셉트
민주 부통령 후보로 경합주 백인 남성 주로 언급되나 여성·성소수자도 거론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사실상 교체하면서 미국 대선에서의 러닝메이트간 대결 구도도 새판짜기가 한창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이 지난 15일 자기보다 40세 가까이 어린 J.D. 밴스 상원의원(39)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새 부통령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물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CBS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에릭 홀더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민주당 부통령 후보 검증팀은 현재 10여명의 인사로부터 동의를 받아 신원 검증 등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검증은 재정 관련 기록, 연설 등 정치적 입장 등에 대한 검토와 함께 변호사와의 인터뷰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여기에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51),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67),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46),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9), 마크 켈리 상원의원(60·애리조나),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52)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핵심 특징은 해리스 부통령의 본선 경쟁력을 보강하기 위한 보완재라는 점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배경이 유색 인종, 여성, 민주당 텃밭 출신(캘리포니아)인 것에 비교해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백인, 남성(휘트머 주지사 제외), 경합지 내지 보수지역 출신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밴스 상원의원은 이른바 강력한 마가(MAGA·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운동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추종자라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색채를 더욱 선명하게 하는 인사다.
'리틀 트럼프', '마가 상속자'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낙태 등 미국 내 사회 이슈는 물론 외교·통상 정책 등에 대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에 상응하는 초강경 보수 입장을 갖고 있다.
밴스 의원의 이런 특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비교하면 더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정계 이단아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선택한 펜스 전 부통령은 안정적이고 도덕적 이미지의 전통적인 공화당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 및 사회경제적 배경을 보면 오하이오의 힐빌리(가난한 백인) 출신인 밴스 상원의원은, 뉴욕 출신으로 뉴욕과 플로리다를 오가면서 생활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조된다.
이 때문에 오하이오와 같은 러스트벨트(rust belt·미국 오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위치한 북부 경합주(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미시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득표하는 데 밴스 부통령 후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미국 언론에서 나온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민주당 일부 대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셔피로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가장 높은 선호를 받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만약 셔피로 주지사가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낙점될 경우 밴스 의원과 '러스트벨트 출신의 백인 남성간 대결'을 벌이게 된다.
프리츠커 주지사나 휘트머 주지사의 경우도 부통령 후보로 낙점될 경우 밴스 의원에 맞서 북부 경합주를 공략하기 위한 선택이란 의미가 있다. 나아가 호텔 체인 소유주 일가로 억만장자인 프리츠커 주지사는 정치자금 모금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도 있다.




만약 남부 경합주나 국경 지역 출신이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될 경우 밴스 의원과의 대결 구도도 바뀌게 된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국경 담당 차르'였다고 주장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임무였던 남부 국경 통제에 실패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는데 남부 경합주인 애리조나의 켈리 상원의원, 공화당 텃밭인 켄터키의 버시어 주지사는 이런 공격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출신인 켈리 의원은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급증 사태를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는 등 민주당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의 콘셉트가 '백인 남성'으로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가능성이 상당히 낮지만, 여성인 휘트머 주지사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53), 동성애자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42) 등도 신원 검증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유색인종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여성이나, 성소수자를 선택할 경우 부통령 대결 구도는 물론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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