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성경험이 있는 15∼19세 여자 청소년 가운데 4분의 1가량은 20세가 되기 전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성폭력을 겪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정했다.
WHO가 의학저널인 '랜싯 아동청소년 건강'에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성관계를 경험한 여자 청소년의 24%가 친밀한 파트너에게 성폭력을 겪었고 16% 정도는 최근 1년 내에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0세가 되기 전 성폭력 피해를 입는 여자 청소년 수는 세계적으로 1천900만명으로 추산됐다. 가해자인 친밀한 파트너는 배우자나 동거인, 애인 등 가까이에서 교류하는 주변인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성폭력으로 치료가 필요한 병을 얻을 확률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15∼19세 여자 청소년 성폭력 피해자의 유병률은 오세아니아(47%)와 중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40%)가 높았고 유럽(10%)이나 중앙아시아(11%) 등은 낮은 편이었다.
WHO는 청소년이 친밀한 파트너에게 성폭력을 겪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18세 이전에 결혼하는 조혼을 꼽았다.
WHO는 "전 세계 소녀 5명 중 1명이 조혼 풍습에 영향을 받는데 이를 개선해야 파트너 성폭력을 줄일 수 있다"면서 "배우자와 나이 차이에 따른 권력 불균형, 경제적 의존성, 사회적 고립이 성적 학대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소득 국가나 남성에 비해 여성의 법적 재산 소유권 및 상속권이 약한 지역, 중등교육을 받는 여성 수가 적은 지역에서도 피해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WHO의 성·건강 연구부서 책임자인 파스칼 알로테이 박사는 "정신과 신체가 모두 중요한 형성기에 있는 청소년의 성폭력 피해는 상처가 깊고 오래 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공중보건 문제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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