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폐수 속에서 신종 환경 호르몬인 비스페놀-프리(BPF)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고성능 단원자 촉매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김종민 선임연구원과 계산과학연구센터 한상수 책임연구원, 극한소재연구센터 김상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고려대 주병권 교수팀과 공동으로 건식 기반 아크 플라스마 증착 공정으로 고성능 코발트 단원자 촉매를 제작하고, 이를 비스페놀 처리 공정에 적용해 5분 내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비스페놀은 열에 강하고 화학적 성질이 활용도가 높아 영수증이나 물병 등에 쓰인다. 하지만 이중 대표적인 물질인 비스페놀A가 내분비교란물질 중 하나로 알려졌으며, 최근 이를 대체하는 BPF가 개발됐지만 이도 신경계 교란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폐수 속에서 이를 제거하기 위한 공정이 개발 중으로, 그중 하나가 유기오염물을 분해하는 '전기-펜톤' 공정이다.
여기에는 충분한 양의 과산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도록 돕는 촉매가 필수로 주로 코발트 원자를 한 층으로 쌓은 단원자 촉매가 쓰였다. 하지만 기존 건식공정으로 만든 촉매는 촉매를 담는 물질 대비 촉매의 질량 비율이 1% 정도에 불과해 성능이 떨어졌다.
이에 연구팀은 진공 상태에서 반복적인 전압을 가해 금속이나 세라믹을 증발시켜 이를 물체 표면에 얇은 막으로 입하는 아크 플라스마 공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만든 코발트 단원자 촉매는 질량 비율이 2.24%로 2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계산과학을 통해 촉매의 활성점을 분석함과 동시에 전기화학적 측정을 통해 이 물질이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성능이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만든 촉매를 수처리 공정에 과산화수소를 실시간 공급하는 전극 소재로 활용한 결과 수용액 속 20ppm(100만분의 1) 농도 BPF를 5분 이내 모두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폐수처리 시험에서도 촉매가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하수처리장이나 산업폐수 처리 시설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선임연구원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공정 방식으로 고성능 단원자 촉매를 제작하고 이를 수 처리 분야까지 응용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5일 국제학술지 '카본 에너지'에 실렸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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