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제' 관련 게시글에 "헌법 위에 군림" 비판…후시진 "아무 말도 안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이봉석 기자 = 중국의 관변 논객인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편집장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새 게시물이 수일째 오르지 않고 있으며 당국에 의해 폐쇄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중화권 매체들이 30일 보도했다.
홍콩 명보와 성도일보는 후 전 편집장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과 시나웨이보(중국판 엑스) 계정에 각각 하루 두 건 이상의 게시물이 올랐지만, 중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27일 오후 4시 4분 이후 새 게시물이 없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에서 2021년 말 은퇴한 이후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위챗과 시나웨이보 계정을 무대 삼아 관변 언론인으로 활동해온 그는 팔로워가 2천500만명 있는 중국 최대 인플루언서로 불려 왔다.
그러나 그가 지난 22일 두 계정에 올린 공유제(公有制·사유제의 반대말) 관련 글이 중국 공산당 당헌과 헌법에 반(反)한다는 지적이 일었으며, 해당 글은 즉각 삭제됐으나 이후 중국 당국이 후 전 편집장의 두 계정을 차단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문제가 된 글은 "최근 폐막한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결과물인 '진일보한 전면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한 당 중앙의 결정'은 공유제를 주체로 삼는다는 표현을 없앴는데, 역사적 변화"라는 문장이다.
이에 중국 좌파 사이트 홍가회(紅歌會) 등에는 '3중전회를 왜곡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왜 후시진은 헌법과 당장(黨章·공산당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있는가' 등 비난 글이 잇따랐다.
중국 헌법과 당장에는 모두 공유제가 명시돼 있다.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 양젠원 부주임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후 전 편집장의 계정 폐쇄 여부와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지난 1년간 5천745만건 이상의 불법 정보와 781만개 이상의 계정을 차단했으며, 4천800개 이상의 웹사이트 플랫폼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계정 폐쇄설에 대해 후 전 편집장은 성도일보 자회사 성도 헤드라인과 전화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인터넷에 있는 것을 보면 된다. 이해해달라"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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